[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오히려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까지 끌어내리며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덩달아 하락했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오히려 2%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위험도 높아짐에 따라 저축은행사들의 자금 확충이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비교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 총 399건 가운데 금리가 연 2% 이상인 상품은 171개에 달했다. 적금 상품 역시 총 222개 상품 가운데 188개가 금리 연 2%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0%대로 낮추고 있다. 지난 16일 신한은행은 ‘쏠편한정기예금’과 ‘신한S드림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0.9%(1년 만기 기준)로 내렸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달 25일 0.75~1.10%이었던 국민수퍼정기예금(고정금리형)의 금리를 0.6~1.05%로 조정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04%로 지난해 말(1.45%) 대비 0.4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저축은행사들은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기예금 상품 가운덴 키움저축은행의 'e-plus정기예금' 연 금리가 2.30%다. 세전 이자율 2.30%(세후 1.95%)로 1년간 1000만원을 맡기면 19만6644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3%포인트 올려 1년 만기 기준 연 2.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OK저축은행도 최근 ‘OK안심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1.9%에서 2.1%로 0.2%포인트 상향했다.
저축은행이 이같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나서는 배경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있다. 저축은행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자 수신 확대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축은행사도 이에 따른 자금 확충이 더욱 절실해 질 것으로 보여 예·적금 금리가 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