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저성장‧저금리가 지속된 가운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93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하면 1.52%(140억원)의 순이익이 늘었다.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지분 인수에 따른 효과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8000억원 중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KB금융은 72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온 신한금융과는 2000여억원 차이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외환 관련 손실이 확대되면서 2773억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던 점이 이번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110억원(20.3%) 증가한 6580억원을 달성했다. 시장에선 5000억원 중반대의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부문에서의 성과가 이자이익으로 연결되면서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에 한몫을 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51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규모이나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한 성적을 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분기부터 우리자산신탁과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됨에 따라 향후 수익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금융지주 대부분이 대체로 선방했지만, 다음분기부터는 코로나19에 따른 본격적인 영향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2월말부터 급속도로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 감소가 이어진 가운데 그룹의 핵심 수익원인 은행의 이자수익이 축소될 것으로 전
망되면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분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상회하는 실적을 내며 대체로 금융지주들이 선방에 성공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다음분기부터는 실적악화가 현실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