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경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됐던 뇌사설, 사망설 등 각종 관측을 불식시킨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인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매체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 대해 보도한 것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를 주재 이후 처음이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테프(테이프)를 끊으시었다”며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를 우러러 전체 참가자들이 또다시 터치는 우렁찬 ‘만세!’의 함성은 하늘땅을 진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 뒤 공장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우리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현대적인 린(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어 “이제는 우리 농업근로자들이 마음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고지를 점령하는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 순천린비료공장은 당정책 절대신봉자들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공장 건설에 참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치적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교원, 연구사들이 연관 단위들과 협동해 순천린비료공장 통합생산체계를 훌륭히 구축했다고 만족을 표하며, “인재는 나라의 큰 자원이고 발전의 동력이라고, 인재육성은 우리 당이 가장 중시하는 정책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김덕훈·박태성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조용원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15일 ‘김일성 생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했고, 이후 국내에서 그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데일리NK가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고, 이후 미국 CNN방송이 이를 인용해 미국 정보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수술 후 위독’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인 1일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는 활동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1면에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후 김 위원장에 대해 중국 발, 일본 발 각종 뉴스가 쏟아지면서 건강 이상설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탈북자 출신 태영호 당선자와 지성호 당선자까지 나서 김 위원장의 중태설 및 사망설에 확신한다며 불안을 조성했다. 일각에선 ‘김정은 후계자’와 관련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부정해왔다. 논란이 증폭되자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원산에서 측근들과 정상활동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매체가 김 위원장이 20일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한 소식을 전하면서 각종 억측을 잠재우게 됐다.
이번 김 위원장의 등장으로 우리 정부의 정보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국회에서 “정부는 정보를 정치화하지 않는다. 북한과 관련해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자신감을 드러낸 일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참배에도 빠지면서 잠행을 이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또 북한의 코로나19 상항에 대해 의문도 남아 있어 추후 사진 및 영상 등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