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특별연설은 당면한 경제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극복 대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K방역으로 세계를 선도했듯이 ICT, 바이오 분야, 디지털경제를 선도해 경제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나가는데 전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판 뉴딜’로 불리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의지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와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을 재발견했고,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라며 디지털경제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면서 ‘전국민 고용보험’과 ‘국민취업제도’를 공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하는 한편, 디지털경제 전환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로 지금의 고용위기를 극복하면서 또한 이를 계기로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위기에 대비해 고용안전망 강화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
이날 연설에서 지금을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설명한 문 대통령은 “세계경제는 멈춰 섰다.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세계교역은 급감하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했다. 바닥이 어디인지, 끝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4월 수출 급감으로 99% 무역수지 적자 기록, 기간산업과 주력기업들마저 긴급 자금지원 요청, 정규직과 대기업에까지 확산되는 실직의 공포 등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정부는 파격적이며 신속한 비상 처방으로 GDP의 10%가 넘는 245조원을 기업지원과 일자리 대책에 투입했다. 1, 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더한 충격에도 단단히 대비하겠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자원과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경제 질서는 결코 장밋빛이 아니다”라며 “각자도생의 자국중심주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세계화 속의 분업질서가 위협받고 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성장해온 우리경제에 매우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겠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면서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를 일찍 극복한 기회를 경제활력을 높이는 전기로 삼아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나가겠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염원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이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옆에 (왼쪽부터)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배석해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방역에서도, 경제에서도 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이미 우리는 선진국이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따르고 싶었던 나라들이 우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말하기 시작했다”며 국민의 지지와 협력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해 먼저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을 제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하게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 유치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대한민국을 변모시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국판 뉴딜’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재차 밝히고,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방역으로 인정받은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연대와 협력을 국제질서로 선도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디지털경제가 역설적으로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런 걱정에 공감하지만 디지털경제는 피할 수 없는 추세”라면서 “그래서 이를 대한민국이 선도해가면서 디지털인프라 구축, 즉 데이터 수집과 입력, 정리 등 과정에 일자리를 대폭 마련해서 지금 고용위기에도 대응하겠다는 것이 지금 말하는 ‘일자리 뉴딜’”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
그런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단 한줄만 언급하고 “남과 북도 질병과 환경에 대한 국제협력인 ‘인간안보’에 협력해 하나의 생명공동체가 되고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시간에 “코로나 외에도 말라리아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인간과 가축의 감염병에 대한 남북 협력의 필요성이 많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해 2차 팬데믹이 닥쳐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남북 간에 우선적으로 방역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북미 간 소통이 원활한 상태는 아니지만 소통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제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신년사 등을 통해 밝혔던 남북 철도연결, 개별관광 등 대북 제안은 모두 유효하다. 아직 북한이 호응해오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북한과 대화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