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코로나19 타격을 피해갔다./사진=픽사베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병원 기피 현상으로 전문의약품의 매출 부진이 뚜렷한 가운데 만성질환 의약품에 주력하는 회사는 코로나19 타격을 피했다.
12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에스티는 코로나19 유행에도 올해 1분기 매출이 늘었다. 병원 방문이 줄어 전문의약품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고혈압, 당뇨와 같이 약을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만성질환자들의 처방은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주력 품목인 수두백신과 독감백신의 수출이 큰 폭으로 성장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3078억원의 매출을, 283.8% 증가한 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독감, 수두백신의 해외 입찰 시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도 다소 반영됐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10.8% 증가한 287억원, 매출은 4.9% 늘어난 28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와 고지혈치료제 '로수켓' 등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당뇨와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매출 상위 품목인 종근당 역시 25.2% 오른 2928억원의 매출과 56.1% 성장한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41.1%, 158.5% 증가한 2012억원, 영업이익은 53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전문의약품 비중이 68.2% 차지하는데 이는 약사법 위반으로 3개월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주력 제품 97개에 대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반면 유한양행, 대웅제약, JW중외제약은 타격을 면치 못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133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82.4% 감소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이 13.3% 줄었고, 주요 제품의 약가 인하도 겹쳤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환자들이 대형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주요 제품 매출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의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1.4%, 95.6% 감소한 1284억원, 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수액 공급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은 경상연구개발비 7억원, 대손상각비 12억원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대웅제약도 마찬가지다. 매출 2284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각각 4.1%, 87.7%,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여파에 지난해 불순물 위장약 파동으로 판매가 중지된 라니티딘 성분의 '알비스' 매출 공백을 회복하지 못했다. 또 메디톡스와의 소송비 136억원도 만만치 않다. 올해 1분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수출액 137억원과 맞먹는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