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치권이 ‘윤미향 블랙홀’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권은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운용에 대해 “떳떳하다면 회계자료를 공개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반면 여권은 “보수진영의 민주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일축했다.
심지어는 윤 당선인이 지난해 대한민국 사회를 분열로 몰고 갔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정치권의 쟁점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윤미향 "조국 전 장관 생각나는 아침" 김두관 공개지지 선언
윤 당선인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내 언론사들이 자신과 딸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점을 언급하면서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고 밝혔다.
▲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사진=연합뉴스
그닌 이어 “겁나지 않는다.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 여성 평화 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의혹이 야권과 보수언론의 ‘공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의연과 저에 대한 공격은 30년간 계속된 세계적인 인권운동의 역사적 성과를 깔아뭉개고 21대 국회에서 더욱 힘차게 전개될 위안부 진상규명과 사죄와 배상 요구에 평화인권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보수언론과 미통당이 만든 모략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협상을 체결하고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은 미통당에 맞서겠다”면서 “일제에 빌붙었던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친일언론에 맞서겠다.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시각을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는 친일학자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윤 당선인의 주장에 힘을 실으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미통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학자들이 총동원된 것 같다”며 윤 당선인의 주장에 맞장구를 쳤다.
야권 "윤미향, 떳떳하다면 기부금의 세부지출 내역 공개하라"
야권에서는 정의연의 회계가 투명하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세부 지출 내역의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의연과 윤 당선인이 떳떳하다면 기부금의 세부지출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건강을 문제삼으며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앞장서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대표는 이어 “한국당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당과 합당하는 더불어민주당도 사실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보다 구체적인 사항을 전부 공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면서 “모든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고,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하는 것도 공개를 통해서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4‧15 총선 이후 시민당 당선인들을 둘러싸고 연일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검증 부실로 봐야겠다”며 “위성정당들이 생기면서 당내에서 부실 검증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부작용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공식적 입장 내놓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는 "사실관계 파악"
시민당과 합당을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해찬 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에 대해 “언론에 나온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지 말고 진중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인으로는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과정이든지 투명하게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개인적 유용 같은 부분이 있다면 (윤 당선인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