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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3N, 제2의 '리니지' 정조준…장르 다양화 과제

2020-05-13 16:02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리니지2M. /사진=엔씨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이른바 게임업계 '3N'에 모처럼의 활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분위기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신작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3N은 올해 1분기 신작의 흥행을 발판 삼아 게임 산업의 질주를 이끌었다. 

엔씨의 '리니지2M'은 매출 3411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체 모바일 게임 매출의 약 6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54% 증가했다. 엔씨는 '리니지2M'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4%나 급증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넷마블은 '일곱개의 대죄'와 'A3:스틸얼라이브'가 성장을 견인하며 매출 5329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8% 감소했다. 북미, 일본 지역에서 '일곱 개의 대죄'와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꾸준한 성과를 내며 올해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71%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해외 매출 70%를 넘긴 셈이다. 

넥슨은 수익이 쪼그라들었지만 'V4'와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M' 등의 국내 성장은 이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콘텐츠 업데이트로 '서든어택'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메이플스토리M'은 184% 늘었다. 넥슨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045억원, 4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21% 감소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역할수행게임(RPG)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 신작을 선보이며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카운터사이드'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스톤에이지 월드', '제2의나라', '세븐나이츠2' 등의 출시를 예고했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최근 국내 사전등록을 시작하며 출시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엔씨는 개발에 한창인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일을 올해 4분기로 제시했다.

대부분 RPG 게임…자성 목소리도

일부에서는 게임업계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PG·MMORPG 장르에만 치중해 장르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행성을 조장하는 확률형아이템 이후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한계로 꼽고 있다. 

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에서 배틀로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3N이 최근 출시하거나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주요 게임들은 대부분 RPG나 MMORPG 장르다.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게임 최고 매출 순위 상위 10개 중 7개가 RPG다. 이 중 6개가 국내 게임사들의 작품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지역에서는 시뮬레이션, 퍼즐, 전략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의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1위는 슬롯머신과 건설 요소를 결합한 캐주얼 게임 '코인 마스터'이다. 2위는 퍼즐 게임 '캔디크러쉬사가'와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가 올라 있다. 매출 상위권에 RPG 비중은 적다. 국내 게임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장르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게임사들이 고수익을 노린 RPG 제작에만 쏠린 사이 장르를 다양화한 중국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파고들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3위, 'AFK 아레나' 4위, '기적의 검' 6위, '랜덤 다이스' 10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들 게임은 캐주얼, 전략시뮬레이션(SLG) 등 장르가 섞여있다. 

업계 관계자는 "RPG의 특성상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시간 투자가 많아야 하고 경쟁자를 넘어서려면 유료 아이템을 장착해야 한다"며 "이는 실적과도 연결돼 대부분 RPG 개발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르로 글로벌 시장을 뚫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콘솔 등 다양한 장르 개발에 투자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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