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보낸 2019년은 남북관계의 교착, 조국 사태로 드러난 청와대를 둘러싼 의혹,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인한 외교 갈등으로 기록할 수 있다.
1년 전인 2018년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세기의 북미정상회담 견인과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데 이어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기대감과 가능성으로 넘쳐나는 시기가 아니었다.
특히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민심을 갈라놓은 조국 사태는 올해 2020년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그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도 떠올리게 만들었다. 결국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했지만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으로 청와대와 검찰이 대립각도 높아졌다.
이때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반토막 나는 경험도 했다. 하지만 취임 3주년을 맞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긍정이 71%(한국갤럽조사)를 기록했다. 이례적인 것으로 지난 정권과 비교해 보면 집권 4년차를 맞은 노태우 대통령은 12%, 김영삼 대통령 41%, 김대중 대통령 27%, 노무현 대통령 27%, 이명박 대통령 43%, 박근혜 대통령 42%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옆에 (왼쪽부터)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배석해 있다./청와대
그런데 문 대통령의 71% 지지율은 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있다. 지난 3년간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가장 최근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좌우한 지지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초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 대해 긍정이 42%, 부정이 51%였다가 3월 둘째주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서 긍정 49%, 부정 45%를 기록했다. 이후 긍정 지지율이 71%까지 급상승했고, 여기에는 세계 정상들의 잇따른 통화 요청 등 ‘K방역’의 성과가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분석은 또 다른 여론조사(리얼미터) 결과에서 문재인정부가 취임 3년 기간 중 가장 잘한 분야로 보건복지 분야에 34.4%가 응답한 것이 뒷받침한다. 이 조사에서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잘했다는 응답은 14.4%, 검찰개혁은 10.4%였고 잘한 분야가 없다는 응답은 25%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동안 문재인정부가 주력해주기를 바라는 분야로 경제‧일자리 분야가 47.8%로 가장 많이 꼽혔다. 국민들은 문재인정부가 세계적 팬데믹을 불러온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잘 대처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경제‧일자리 대책에도 기대를 걸게 된 것이다.
이런 국민들의 기대감을 아는 문 대통령도 남은 임기 2년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파장을 극복하는 ‘포스트 코로나’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을 맞아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특별연설을 통해 “경제위기와 코로나19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경제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기존 경제질서의 판도를 바꾸는 디지털경제를 선도하면서 전국민 고용보험 등 사회복지체제 전반에 걸친 개선 작업과 고용 유지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경제 대책 못지않게 앞으로 문재인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조국 사태를 포함한 청와대 수사무마 의혹과 공수처 설치 등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여부에 국민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권의 도덕성, 정체성에 의혹을 제기했던 이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는 순간 부상할 것이어서 당장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국민여론은 다시 움직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일본과의 군사정보보보협정(지소미아) 종료 역시 정부의 큰 숙제로 다가왔다. 청와대는 13일 “지소미아에 대한 언급은 시기상조”라며 “우선 일본의 대응을 보겠다”고 했지만 산업부는 일본정부에 ‘이달 말까지 수출규제 입장을 밝히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위기 직전 국내 현안이던 조국 사태, 감찰무마, 선거개입 의혹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따라 촛불정부의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다. 또 문재인정부 들어 대표 외교 실책으로 꼽히는 한일관계를 푸는 문제는 ‘코로나 리더십’의 완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