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감독원이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폭증하고 있는 카드사 민원을 금융 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 항목에서 제외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정부 차원의 긴급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자체적인 요인을 제외한 건은 민원건수에서 제외하겠다는 대원칙을 세웠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초기 일부 카드사에서 불거진 마케팅 관련 민원건수 제외 여부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국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민원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 민원 건수 포함 여부에 대한) 카드사들의 건의가 접수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긴급 금융지원 대책의 경우 대외적인 요인은 민원건수에서 제외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원건수는 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에 포함되는 주요 항목으로 종합검사 등 금감원이 진행하는 주요 검사 여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카드사 입장에선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폭증하고 있는 민원건수를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매년 금융사를 대상으로 소비자 보호 실태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평가항목은 △민원건수(민원건수·증감률) △민원처리 기간(민원 평균 처리 기간) △소송 건수 등 10개 평가 항목이 있다.
각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달리해 취약, 미흡, 보통, 양호, 우수까지 5단계로 ‘종합등급’ 평가를 산출한다. 실태평가 때 민원건수와 민원처리 기간에 대한 항목은 다른 평가항목보다 가중비율을 높였다.
특히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주요 종합검사 평가지표를 살펴보면 민원건수와 민원증감률이 20점 반영돼 고금리 대출 비중 10점, 자산 규모 10점 등 보다 큰 배점을 차지하고 있어 민감한 부분으로 꼽힌다.
문제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각 카드사별 마케팅 지급 민원이다.
우선 삼성카드는 자사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App)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회원들에게 쿠폰을 제공하기로 한 이벤트를 지난 11일 긴급 취소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10일까지 회원들에게 신청 방법을 안내하면서 신청자 전원에게 스타벅스 커피 1잔 또는 5000원 상당의 편의점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삼성카드는 해당 문자를 안내 받은 고객들에 한해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자를 받지 못한 고객에 대한 형평성 논란 등으로 인한 민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 역시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에 한해 스타벅스 커피 4잔 모바일 쿠폰을 증정한다는 이벤트를 공지했다가 돌연 취소하며, 문자를 받은 고객에 한해 혜택을 제공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삼성카드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관련 민원 건수 증가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카드사별 긴급재난지원금 마케팅과 관련해선 민원건수 제외 여부에 포함될지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는 논의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민원은 전부 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 항목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 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에서 마케팅 관련 민원 역시 제외돼야 한다"며 "카드사의 온전한 잘못이라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드사의 대처가 합리적이진 않았지만, 정부의 정책이 바뀌면서 발생한 혼란으로 볼 수 있다"며 "사업을 주관하는 정부가 사전에 미리 공지를 했다면 해당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