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배터리 공급량 전망/자료=SNE리서치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가 2차전지·전기차 시장에 어려움을 야기했으나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공급량은 지난해 340GWh에서 2030년 2985GWh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NGBS 2020'에서 "최근 원재료값이 판가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배터리업체보다는 OEM 쪽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부사장은 "올 1분기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보면 LG화학이 12만여대로 가장 많았고, 파나소닉(8만여대)·CATL(6만7000여대)·삼성SDI(6만4000여대)·SK이노베이션(3만4000여대) 등이 뒤를 이었다"면서 "상위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 증설을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않고 있고, 공급량도 올해 100GW 수준에서 2030년 900GW 규모로 높아질 것"이라며 "결국에는 흑자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테슬라, 르노, 폭스바겐(VW), 현대차, 기아차, 아우디, 볼보 등에 골고루 납품하는 등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면서 "올 1분기 1위에 오른 것을 넘어 향후에도 CATL과 경쟁하는 등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의 경우 올 3~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며 "지금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VW·르노·닛산 등 기존 판매 베이스가 우수한 업체들이 테슬라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제영 LG화학 상무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NGBS 2020'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제영 LG화학 상무는 "최근에는 전기차와 관련해 주행거리 보다는 편의성·급속충전 등이 더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500와트 배터리를 전기차에서 10년 가량 쓰고나면 출력이 400와트 가량으로 떨어지고 저항도 높아지는데, 이를 재사용하는 방법 등도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LG화학의 배터리도 빠르게 충전되는 편이지만 20분가량 소요되는 반면, 휘발유는 2분이면 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는 휘발유 보다 긴 충전시간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으나,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이부분이 조명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블룸버그 기사 등에 따르면 2019년 팩가격이 1kW당 156달러 가량이었는데, 대량생산과 소재·공정혁신 등에 힘입어 2024년 94달러, 2030년 62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94달러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5년 만에 62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극재의 경우 니켈 비중을 아무리 높여봐야 90%로, 이를 넘으면 구조적 불안정이 발생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소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소재혁신은 쉽지 않다"며 "공정혁신에서는 광폭화·고속화·고로딩화(집전체에 쌓아놓는 단위면적당 물질의 양 증가) 등이 언급되고 있고, 전극구조를 잘 컨트롤하는 업체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세영 노무라투자증권 본부장은 "전기차 판매는 결국 보조금 등 정부정책이 중요하다"면서 "업체들은 아직 적자를 보고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등 '토탈 코스트 오브 오너십(TOC)'이 중요하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서준원 에코프로덕션 전무 △오성민 대주전자재료 전무 △김락진 엔켐 전무 △임동규 솔배이 이사 등도 발표자로 나섰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