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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 배정에도 관례가 있다?

2020-05-16 09:54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회 의원회관은 국회의 또다른 축소판이다. 300명 국회의원의 개인 사무실이 모여있는 만큼 의원실의 층수부터 구역 배치까지 경쟁이 치열하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5일 의원회관 이사가 시작되면서 ‘명당’을 점하려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은 지난 2012년 완공된 신관과 리모델링을 마친 구관으로 나뉜다. 구관 의원실은 넓이가 165.29㎡(50평)으로 신관148.76㎡(45평)보다 조금 넓다. ‘ㅂ'자 형태의 의원회관은 국회 의사당 앞 잔디밭과 분수대가 보이는 A권역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G권역까지 7개로 구성돼 있다.  

국회 의원회관 전경./사진=국회 제공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통적 로열층인 7~8층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국회 잔디밭과 분수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방향이면서도 너무 높지 않아 이동이 용이하다. 특히 북서쪽의 한강 조망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D구역은 이른바 ‘로열박스’로 불리며 인기가 높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박병석·김진표·추미애‧박영선 의원, 통합당 김무성·심재철‧정병국·주호영 의원,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주로 이곳을 차지했다. 해당 층에서는 여의도를 떠나는 의원들이 다수 나오면서 이들의 방을 차지하려는 당선인들의 물밑 경쟁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초선은 아래층에 입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의원 사무실이 위치한 가장 낮은 층은 3층이다. 이곳은 층수가 낮아 전망이 좋지 않고, ‘ㄷ’자로 꺾인 건물 구조의 구석 자리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도 있다.

최고층인 10층은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탁 트인 시야로 인해 선호하는 의원들도 있다. 이해찬 대표가 사용한 1001호가 대표적이다. 10층은 또 다른 이유로 선호되기도 한다. 바로 경호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이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탈북 이력을 갖고 있는 조명철 새누리당(현 통합당) 의원이 10층에 방을 배정 받았다.

방 번호가 담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도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사용한 615호는 6‧15 남북공동회담을 상징하는 곳으로 남북문제에 관심이 많은 의원들이 탐내고 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사용 중인 518호 역시 5‧18 민주화운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호남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 의원은 518호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국회 의원회관./사진=연합뉴스


전‧현직 대통령이 사용한 사무실도 인기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했던 325호는 현재 권칠승 의원이 사용 중이다. 권 의원은 해당 방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638호는 김승희 통합당 의원이 방을 빼게 되면서 민주당 내에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썼던 312호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사용했지만, 다른 방으로 옮길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썼던 545호는 지금도 공실이다.

한편, 국회의원들의 사무실 배분은 국회 사무처가 담당하고 있다. 사무처에서 정당의석 비율에 따라 각 당의 행정국에 사무실 쿼터를 보내면 행정국에서 최종적으로 의원실을 배분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통상 의원실 배분은 원내대표에게 배정권이 주어진다. 단독으로 신청된 사무실의 경우 그대로 배분되지만, 중복으로 신청된 경우에는 고령이거나 다선의원일 경우 우대를 받는다. 

이날까지 방을 빼야하는 169명의 낙선 의원들과 불출마 의원 사무실은 외부업체를 불러 짐을 빼고 있으며, 새롭게 입성한 21대 국회 당선인들의 사무실 배치는 이르면 17일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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