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품목허가 취소 위기에 놓인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수출명 뉴로녹스)'./사진=메디톡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보톡스 시장 2위인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가 품목허가 취소 위기에 놓인 가운데 공석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사들의 공세로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톡스는 미국 엘러간 사가 개발한 원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제품명이지만 고유명사처럼 굳어져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1997년 국내에 첫 선보인 엘러간 보톡스는 시장 독점 체제를 유지하다가 메디톡신주가 출시된지 3년만인 2009년 1위 자리를 뺏겼다.
기쁨도 잠시. 메디톡신주는 최근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무허가 원액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약효를 조작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에 따라 메디톡신주 150·100·50단위 생산 판매 정지와 더불어 품목허가 취소까지 명령했다.
메디톡신이 허가 취소될 경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는 약 400억원 규모의 공석이 생긴다.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사들의 공세에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 추정치는 약 1200억원으로, 이 중 메디톡신주는 34.6%에 해당하는 41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보톡스를 판매하는 주요 제약사는 메디톡스를 포함해 휴젤 '보툴렉스', 대웅제약 '나보타', 휴온스글로벌 '리즈톡스', 종근당 '원더톡스' 등 5곳이다.
종근당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원더톡스'.사진=종근당
종근당은 가장 최근에 합류한 후발주자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용도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원더톡스를 이달 1일 본격 출시했다.
종근당이라면 탄탄한 영업망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6월까지 휴젤의 보툴렉스를 10년간 공동 판매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톡스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6년 메디톡스를 누르고 업계 1위를 차지한 휴젤은 메디톡신의 공백을 틈타 현재 40%대인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메디톡신과 1, 2위를 다투는 만큼 품목허가 취소가 결정되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리즈톡스는 시장에서 다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온스는 리즈톡스 적응증을 미간뿐만 아니라 눈가 등으로 확대해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국내 유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바이오벤처들도 보톡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제테마와 파마리서치바이오는 각각 동화약품, LG화학과 손을 잡고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제테마의 ‘더톡신’은 전임상,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리엔톡스’는 임상1상 단계를 밟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