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이 민주당 내에서 계파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여전히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기류 변화는 확실하다. 당초 정의연에 대한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만 해도 “친일 세력의 길들이기”라며 윤 당선인에 대해 옹호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정의연의 부실한 회계 처리 △안성 쉼터 △아파트 자금 구입 출처에 이어 이규민 당선인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자 당 내에서는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친문 내 핵심으로 분류되는 박범계 의원은 “당에서 그냥 본인의 소명, 해명 그리고 검찰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 있다”고 윤 당선인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지난 18일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힌 이후 19일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저의 문제의식을 (당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20일에는 노웅래 의원이 YTN라디오에 출연해 “잘못된 것은 잘못된 대로 고치고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당이 신속히 사안의 진상을 파악해서 우리 당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도 신속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 논란은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안성 위안부 쉼터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당시 안성신문 대표였던 이규민 당선인이 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특히 이 당선인이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배척을 받아온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정책제안 게시판과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윤 당선인과 이 당선인의 사퇴 및 제명을 요구하는 글과 함께 이 지사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안성시장 출마를 앞두고 안성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을 통해 이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인수위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경기도 산하 수원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이재명계’로 분류돼왔다.
한 당원은 “유일한 이재명의 남자 이규민, 꼭 가짜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그렇게 팔면서 뒤에서 장난질을 그렇게 하시니 걱정이 됩니다”라고 적었고, 또 다른 당원은 “이게 다 이재명 제때 제명 안해서”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사진=이규민 당선인 페이스북
당 안팎으로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20일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처음으로 윤 당선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지 14일만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의연은 회계 부정과 관련해서 투명한 검증을 위해 외부기관을 통해 회계감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또한 행안부를 비롯한 해당기관의 감사도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어 "민주당은 정의연에서 요청한 외부 회계감사와 행안부 등 해당기관의 감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후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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