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내 주요 기업들의 성장 출력이 저하되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부담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1984년부터 2019년까지 36년간 매출 50위 기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대 기업 중 60%가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도 61%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1984년부터 2019년까지 상장사 매출 상위 50위 기업이다. 금융 및 지주사 등은 제외했고, 매출 등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국내 상위 5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지난 1984년 34조3000억원에서 2019년 830조9000억원으로 35년 동안 21.6배 성장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매출 외형 성장 흐름을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주력 기업들의 매출 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5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2011년 801조2000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800조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후 8년 동안 900조원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017년(835조9000억원)과 2018년(872조9000원) 2년은 성장세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4조5000억원 감소한 830조90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하면 지난해 50대 기업의 매출은 사실상 2012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특히 2019년 매출 50위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이전해보다 외형이 감소한 곳은 60%인 3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5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 감소하며 한국 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매출 50대 기업의 2018년 영업이익 규모는 87조7000억원 이었으나 지난해는 33조6000억원으로 61.7%나 쪼그라들었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지난해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간판급 대기업들의 매출과 영업내실은 내리막길로 진입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생존을 위해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비용 감축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경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현금유동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비상 경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대기업의 32.5%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기업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협력사는 물론, 중소·중견기업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고용대란을 막기 위한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대란을 막기 위한 정책지원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요건 대폭 완화 △최저임금 동결 △긴급융자제도 도입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 △직원 월급 보증제도 도입 등이 꼽히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