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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료방송 1위 수성 '고심'…M&A 행보 시동거나

2020-05-21 13:07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사진=각 사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현대HCN과 딜라이브가 매각에 속도를 내면서 KT의 인수합병(M&A)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KT는 스카이라이프를 전면에 내세워 완전한 M&A가 아닌 지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의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달 말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예비입찰이란 본입찰에 들어가기 앞서 입찰 참여 의사가 있는 업체를 판단하는 절차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예비 실사를 진행하면 가격과 인수 조건, 재무, 사업 역량 등을 판단해 인수 후보업체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현대HCN의 가치는 5000억~6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KT가 위성방송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 인수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KT는 합산규제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M&A 시도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KT가 아닌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인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T는 지난 2018년 11월 스카이라이프를 앞세워 딜라이브 인수에 나섰지만 당시 국회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의 공공성을 잃을 것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이에 KT는 스카이라이프의 케이블 M&A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유료방송과 케이블TV의 M&A가 추세로 자리잡아 국회 분위기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 TV 1, 2위인 CJ헬로와 티브로드가 유료방송 품에 안기는 과정을 지켜보며 국회도 유료방송과 케이블TV M&A를 하나의 흐름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며 "판은 이미 깔려져 있는 상태여서 스카이라이프를 규제 방패막으로 세워 M&A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현대HCN 실사를 하며 M&A 속도전을 유도하고 가격을 낮추는데 주력하는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주가는 10년째 내림세이다. 또 매년 희망퇴직을 받는 등 코로셋을 조이는 상황이어서 큰 웃돈을 주고 인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새 매각주관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선정한 딜라이브도 조만간 매각을 시작해 KT 입장에서는 인수가를 낮추기 위한 저울질에 나설 구도가 갖춰진 셈이다. 

KT는 딜라이브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것이 강점이지만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은 낮아 '양날의 칼'로 보고 가격을 깎는데 주력할 구상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시절 M&A에 호의적이 아니었지만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만큼 시각을 달리할 것이라는 점도 KT의 케이블TV M&A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KT는 주가 방어가 시급한 기업인데 자칫 M&A로 더 악화될 수 있어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KT가 완전한 M&A가 아닌 지분 매입을 통해 부담은 적고 유료방송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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