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5월중 ‘배드뱅크 설립’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배드뱅크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신한‧우리은행이 라임펀드 최대주주 자리를 꺼리면서 막판 세부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배드뱅크에 참여하기로 한 20개 라임펀트 판매사들이 배드뱅크 운용사 설립과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세부 사항을 조율중이다. 운용사 형태로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피해 규모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회수를 목적으로 하며, 자본금은 약 50억원 규모로 운영 기간은 6년 안팎이 될 전망이다.
윤 금감원장이 5월 중으로 배드뱅크 설립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주 중으로 출범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판매사들이 일단 설립 합의만 마치면 최대한 신규 등록 심사 및 출자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심사 및 승일 절차가 1~2달 이내로 마무리되면 배드뱅크는 오는 8월께 공식 출범될 전망이다.
그러나 판매사들이 출자비율과 금액 등 세부사항을 놓고 막판 기싸움에 돌입하면서 출범에 난항을 빚고 있다. 일단 대주주를 맡게 되면 판매사들을 대변해 전면에 나서야 하는데 라임사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큰 상태에서 책임 측면에서의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배드뱅크는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판매 잔액에 비래해 더 많이 출자하는 구조인데,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대주주가 달라진다.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판매 금액이 가장 많지만, 그룹사를 기준으로 따지면 신한금융(신한금융 투자 3248억원‧신한은행 2769억원)으로 더 많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주주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현재 출자비율 기준 협의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배드뱅크가 출범하더라도 실제 투자금 회수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대주주로 전면에 나서는 게 껄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