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특수관계인에 부당한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미래에셋그룹이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박 회장 일가가 지분 91.86%를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부당한 이익을 몰아준 것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 9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에는 21억 5100만원, 미래에셋대우(10억 4000만원)·미래에셋자산운용(6억 400만원)·미래에셋생명보험(5억 5700만원) 등 11개 계열사에는 22억 40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들에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 포시즌스호텔과의 거래를 강제, 430억원의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 지주회사로 박현주 회장이 48.63%, 박 회장의 배우자 및 자녀가 34.81%, 기타 친족은 8.43%의 지분이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11개 계열사가 블루마운틴CC(골프장), 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하도록 원칙을 세웠다.
계열사들은 고객 접대나 행사·연수를 블루마운틴CC,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하고 명절 선물도 이들 회사에서 구매했으며, 블루마운틴CC 골프장 진입로와 직원 유니폼 등에 계열사 로고를 노출하는 광고도 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30억원에 이르는 내부거래(블루마운틴CC 297억원, 포시즌스호텔 133억원)가 이뤄졌다.
이런 계열사들의 '전폭 지원'으로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은 급성장, 블루마운틴CC는 2016년 약 72%에 달하는 계열사 매출에 따라 개장 후 3년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포시즌스호텔도 2015년 개장 이후 3년 만에 적자폭이 대폭 감소했다.
또 미래에셋컨설팅은 2017년 호텔 관련 사업부문 매출액 기준 8위 회사로 성장했고, 총 매출액도 2014년 176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급증했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제재를 결정했다.
총수 일가가 일정한 지분(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와 거래하는 경우 사업 능력, 가격, 거래조건 등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고려·비교를 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이를 무시했다는 것.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번 조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중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향후 법 집행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국장은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위법성 정도가 직접적 지시에 이르지 않아 법위반 정도가 중하지 않고, 미래에셋컨설팅 법인의 위반 정도도 중대하지 않아 고발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과징금 산정기준은 거래규모의 10분의 1"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