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음료부문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몇 년째 적자를 보고 있는 주류부문은 예견된 적자였다지만, 이번에는 음료부문까지 부진한 성과를 냈다. 경쟁 음료회사들이 1분기 성장한 것과도 대조된다. 올해 음료와 주류 통합 대표 자리에 오른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경영 능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 1분기 5074억원의 매출액과 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7%와 67.5%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당기순손실은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주류부문은 몇 년째 적자에다 경쟁사의 선방과 일본불매운동,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적자 지속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음료부문마저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1분기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한 23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음료 담당자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라며 "코로나19로 스포츠, 공연 활동 등이 위축되면서 음료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타 경쟁 음료 회사들이 코로나19로 선방한 실적을 보인 것과는 대조된다. 여타 경쟁 음료 회사들은 코로나19로 배달음식과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수혜를 입은 것이다.
코카콜라와 씨그램 등을 생산하는 LG생활건강의 1분기 음료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 성장한 350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3.9% 성장한 468억원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하이트진로음료의 생수 부문 1분기 매출도 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8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웅진식품의 매출도 지난해 1분기 543억원에서 올 1분기 55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과 외식 등이 줄어들면서 음료업계 역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배달음식과 온라인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음료 시장 1위인 롯데칠성음료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결론적으로 롯데칠성음료가 코로나19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올해 음료와 주류를 모두 맡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류는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음료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롯데칠성음료의 음료부문의 실적이 하락한 것은 의외였다"라며 "온라인과 배달시장 등 코로나19로 인한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