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재원(두산 베어스)의 스윙 논란이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분석가가 SNS를 통해 공개한 오재원의 타격 영상이 미국 야구팬은 물론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도 갑론을박을 불렀다.
오재원이 지난 26일 SK 와이번스와 잠실 홈경기 타석에서 보여준 행동이 문제의 장면이 됐다. 5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원은 2회말 첫 타석에 들어섰는데, SK 선발 박종훈이 투구 동작에 들어가자 갑자기 방망이를 아래로 내렸다.
오재원은 타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 듯했다. 이미 와인드업을 시작한 박종훈은 그대로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를 벗어난 공에 구심은 볼을 선언했다.
이 장면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 영상을 분석하는 롭 프리드먼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프리드먼은 이 영상에 "그(오재원)가 공을 치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많은 야구팬들이 댓글을 올리면서 오재원 스윙 논란에 불이 붙었다.
댓글의 대체적인 반응은 오재원이 스윙을 했다는 것이었다. 들고있던 배트를 내리는 과정에서 배트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했고, 이는 헛스윙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올린 야구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구심을 맡았던 이민호 심판원은 "스윙 여부는 타자가 공격하려고 하는 행위를 보고 판단한다"며 오재원의 동작을 스윙 선언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심판원의 설명처럼 스윙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물론 있었고, 미국 야구팬들이나 관계자들 가운데는 '스웨그' 있는 행동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런데 많은 야구팬들이 오재원의 스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야구 규칙을 제대로 따져보려는 데 있는 것만은 아니다. 돌출 행동이었고, 의도가 있는 행동이었고, 상대를 자극하거나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오재원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그는 다음날인 27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투구 직전 배트를 내린 것은) 이유가 없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이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내가 욕 먹는 것이 낫다"는 말만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런저런 일로 구설수에 많이 올라봤던 오재원이다. 추가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말을 아끼겠다는 것으로 여겨졌다.
코로나19 사태로 메이저리그가 열리지 못하자, 먼저 시즌을 시작한 KBO리그에 미국을 포함한 많은 해외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SPN의 중계로 한국 프로야구를 접하면서 '빠던'(배트플립)이나 독특한 응원 문화 등이 화제에 많이 올랐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 구창모(NC) 등 전도 유망한 젊은 선수들의 실력에 놀라는 해외 야구팬들도 많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NC) 김하성(키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뜻하지 않게 KBO리그가 해외에 많이 알려지고 있다. 외연을 확장할 좋은 기회가 생긴 셈. 개성있는 한국 프로야구 문화가 널리 소개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그런데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잇따른 '오심' 문제라든지, 이번 오재원의 스윙 논란처럼 굳이 해외에 널리 알리고 싶지 않은 일로 주목받을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