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직장인이 서울의 전용 85㎡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 가까이 모아야 겨우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아파트 마련에도 8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6개 시도 가운데 구입 및 전세 마련 소요 기간이 가장 짧은 전남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래 걸리는 수준이다.
▲ 사진=알프렌파트너스 |
서울에 이어 아파트 구입 기간에는 경기 8.2년, 대구 7.9년 등의 순이었고 전세 마련에는 대구가 5.9년으로 경기(5.7년) 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 알프렌파트너스가 고용노동부의 '2014년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 및 한국감정원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의 5인 이상 사업장 상용근로자 1인당 월급액은 320만원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나 아파트 평균 매매가(전용면적 85㎡ 기준)가인 4억9300만원(2014년 4월 기준)으로 구입하기 위해서는 무려 12.8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각 시도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해당 시도의 전용 85㎡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로 임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3억1450만원으로 월급 한 푼 안 쓰고 아파트 전세를 마련하는데도 8.2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이어 임금 수준이 두 번째로 높은 울산(295만2000원)의 경우 아파트 구입에는 5.9년, 전세 마련에는 4.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소 등 대규모 제조사와 협력업체가 밀집해 있어 임금 수준은 높지만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2억740만원, 1억4705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직장인 1인당 월평균 소득 3위(284만2000원)인 충남 지역 직장인들은 소득 전액을 모아 충남권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4.8년, 전세를 마련하는데는 3.5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6개 시도 가운데 직장인 월 평균 급여가 두 번째로 낮은(235만2000원) 대구의 경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2185만원, 전세가는 1억6575만원으로 월급을 한 푼도 안 쓰더라도 아파트 구입에 7.9년, 전세 마련에는 5.9년이 필요했다.
16개 시도 가운데 임금 수준 6위인 전남은 아파트 구입에 3.6년, 전세 마련에 2.6년으로 가장 짧았다.
전태훤 알프렌파트너스 대표는 "소득에서 세금이나 각종 사회보험,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지출을 제외한 실제 가처분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아파트 구입이나 전세 마련에 필요한 시일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가 금리를 낮춘 담보대출 상품과 전월세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반 직장인들이 내 집 장만이나 전셋집 마련을 하기에도 여전히 버거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