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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회적 합의 노력…삼성 준법위 중간 평가는?

2020-06-04 23:19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7개 계열사가 제출한 '노동·소통·승계' 권고 이행 방안에 대해 "진전된 내용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다만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 규정과 시민사회와 협력해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  

준법위는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제6차 정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준법위 위원 6명과 삼성 관계사 7곳(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의 컴플라이언스 담당 임원 등이 참석했다. 

우선 진행된 1차 회의에서는 준법위의 권고안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 7곳의 이행 방안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준법위는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과거 총수 일가의 승계 과정에서 있었던 준법의무 위반 행위를 반성하고 준법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삼성 관계사들에는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 의제의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담아 권고했다.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소통의 노사관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전한 노사문화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실천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TV(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온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합의에 도달했다. 지난 1일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두 시간여 동안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특강을 경청하고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



삼성 계열사는 이 부회장 사과의 후속 조치로 이행 방안을 제출했다.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을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이사회 산하에 두는가 하면 국내외 임직원을 대상으로 노동 관련 준법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컴플라이언스팀 준법 감시활동 강화, 노동·인권 단체 인사 초빙 강연 등도 이행 방안으로 담았다. 

준법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도 구축한다. 준법의무 위반을 방지할 수 있고 업(業)의 특성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중장기 과제로 선정했다. 법령·제도 검토, 해외 유수 기업 사례 벤치마킹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외부 전문기관에 발주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시민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소통 창구 역할을 맡을 전담자를 지정하고 시민단체 간담회, 사내 행사 초청 등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 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준법위는 구체적 이행방안에 진전된 내용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행방안을 수행하기 위한 세부적 과제선정과 구체적인 절차, 로드맵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노동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적 절차 규정을 정비하고 산업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을 검토해 주도록 요청했다. 또 시민사회와 보다 다양한 방식의 소통 의지는 확인했지만 시민사회와 협력해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더 고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준법위는 "앞으로 관계사들이 이행방안을 충실히 실행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며 "성격상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차 회의에서는 관계사 내부거래 안건 및 지난 회의 이후 접수된 제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이인용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은 삼성전자의
CR(Corporate Relations) 담당으로 최근 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회사가 사회 각계와 소통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사임에 이르게 됐다. 

준법위는 후임 위원 선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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