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올해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들이 마무리 되면서 수주에 참여했던 정비사업 건설 강자들이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수주 감소에 따라 지방 광역시에서라도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을 제외한 강남 알짜 사업지 신반포15차(삼성물산), 신반포 21차(포스코건설), 반포3주구(삼성물산) 등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이들 정비사업에 참여했던 대형건설사들은 지방 재개발·재건축으로 발길을 돌려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부산에서는 170여 곳(재건축 64곳, 재개발 105곳)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앞두고 있다. 건설사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대표 사업지의 경우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과 문현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꼽힌다.
공사비 8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은 최근 조합설립인가안을 승인 받았다. 2008년 정비구역에 지정된지 12년만이다.
대연8구역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부산 이전 공공기관 13곳이 위치한 부산 남구 일대 대연동의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다. 대연동은 일찌감치 8개 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이 추진됐다. 전체 건립규모는 1만6000여가구에 육박한다.
2006년 추진위가 처음 설립됐고 그해 시공사도 선정하는 등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이후 개발에 반대하는 상가 소유주들과의 마찰로 사업이 한차례 무산됐다.
대연8구역 조합측은 이곳에 35층 33개동, 3540가구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다. 조합원 분양가는 84㎡(이하 전용면적) 기준 약 3억2300만원선에 책정할 예정이다.
현재 대연8구역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이다.
대연8구역 다음으로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은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문현1구역 재개발 조합이다. 부산 문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낸 상태다.
문현1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 남구 문현동 788-1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65층 규모의 아파트 7개동, 2232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설계안이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초고층 공법이 적용되는 만큼 공사비는 8000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해 해당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까지 진행했지만, 대의원 정족수 부족 등의 문제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이 참여하며 대형사 간 수주전을 예고한 바 있다. 올해 재개된 입찰은 컨소시엄이 금지된 만큼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의 참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17일 오후 4시 조합사무실에서 열리고, 입찰은 7월 13일 오후 2시에 마감한다. 입찰보증금은 현금 400억원이고 이중 10억원은 현장설명회 전까지 납부해야 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큰판들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딱히 잡히는 게 없는 상황이고, 시공사들이 이미 부산을 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다"며 "대현8구역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어급인 만큼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 관계자 "현재 서울에서 알짜 사업지가 나올 데가 없기 때문에 부산에서 나오는 알짜 사업지들을 대상으로 사업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