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차동차의 완성차 생산품질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에서도 오명을 씻기 위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최근까지 꾸준히 지적을 받고 있는 생산품질로 인한 미래 경쟁력에 대한 위기 의식과 함게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회사측에 품질 관련 설비투자를 요구했고, 조합원들에게도 생산품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현대차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노조에 연간 품질 클레임 비용이 3조원에 달한다면서 생산과정에서 부주의로 발생하는 클레임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업자들의 품질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품질을 높이자는 노사간의 목표 지점은 같다"며 사측의 품질개선 의지에 대해서는 동의를 나타냈다.
이는 앞서 아산공장 작업실태로 폭로된 문제들에 대한 개선차원의 의지표명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울산공장 와이파이 접속제한에 반발해 공분을 샀고 근무 중 동영상 시청 등의 문제가 많은 지적받은 바 있다.
이런 지적이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지며 신뢰성을 의심받아 왔다. 더욱이 최근에는 화재와 진동으로 인한 문제가 언급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사 간의 화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는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며 "무엇보다 회사는 품질개선을 위한 설비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품질활동에 적극적인 작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한다면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철저히 점검해 개선을 위한 조합원 계몽운동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도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품질을 높여 고객 신뢰를 얻고,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게 곧 생존권 보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품질 관리는 더욱 중요한 생존 방편이라는 현실 인식을 보여줬다.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 경제위기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생존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며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을 통해 고객들이 현대차를 사도록 만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이 언급한 연간 품질 클레임 비용 3조원을 언급한 뒤 "1조원의 품질개선 비용만 줄이더라도 그 몫을 조합원 분배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며 "품질혁명을 통해 '안티 현대차 조합원'에서 벗어나고 5만 조합원의 생존권을 보장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실적이 악화될 경우 수많은 중소 부품협력사와 경제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책임의식도 강조했다.
노조는 "현대차는 국가기간산업으로, 현대차를 통해 먹고 사는 인원이 수백만이다. 넓게는 부품협력사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려있고, 대한민국의 경제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면서 "생존을 위한 노조의 품질향상 운동이 결코 폄하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새로 출범한 8대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중도·실리 성향으로 그동안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현대차 노조를 이끄는 이상수 지부장은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고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역할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노조 집행부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에도 사측과 적극 협력해 감염 위험 차단에 만전을 기했으며, 위기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서도 임금성보다는 고용안정을 우선시한다는 기조를 피력해 왔다.
품질 관련 이슈에 있어서도 "8대 집행부는 품질향상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높이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통해 조합원의 임금, 고용, 복지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리 노선은 노조 내 집행부의 견제세력인 강성 현장조직(제조직)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노조 집행부는 품질향상 노력과 관련해 "조합원, 활동가, 제조직 모두가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담보될 수 없다"며 내부 견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