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인공지능(AI) 전문가 이경전 경희대 교수를 영입하려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이 교수는 지난 4월 차명진 당시 통합당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을 옹호하는 페이스북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위원장이 이 교수에 대한 영입 제한을 곧바로 철회하기로 통보한 것이다.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 전 후보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면서 "세월호 유가족 텐트 안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용감한 보도"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차명진 후보와 가로세로연구소(유튜브 채널)의 조롱은 한심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죽은 것을 추모하고 투쟁한다는 자리에서 ○○○을 한 것은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김 위원장은 "AI 전문가라는 것만 알고 제안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 글을 올렸는지 나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여의도연구원장직 제안 철회와 같은 발빠른 대응을 보이는 것은 불필요한 잡음을 축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은혜 통합당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인사 검증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총선 기간 동안 김 위원장은 선거대책 및 전략을 총괄하면서 차명진 전 후보의 발언이 논란으로 번지자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분노하면서 즉각적인 제명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차 후보는 지난 4월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인 김상희 당시 후보가 "세월호 참사를 겪고 보니 사람과 짐승으로 나뉘더라"라고 전우용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질문하자 "혹시 세월호 ○○○이라고 아느냐"고 응수했다.
한편, 이 교수에 대한 여의도연구원장 지명 철회와 관련,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교수에게 미안하다. 아니 오히려 축하드린다"며 "오늘의 치욕은 장차 새옹지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전 의원은 "협잡군 투성이인 그곳(통합당)에 들어가서 평생 동안 쌓아온 양심적 지식인으로서의 경력에 흠집을 내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라며 "진실을 말했다고 잘라내는 집단과 무슨 일을 도모하게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이 교수 지명 철회를 기점으로 통합당과의 결별도 선언했다. 그는 "나도 더이상 못참겠다"며 "지금까지 그곳에 남아있는 과거 동지들을 생각해서 눈 딱 감은 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국물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