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9월까지 국내 증시에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한 공매도 금지조치가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증권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연장이 필요하면 연장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제도연장 찬성론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공매도 이슈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연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장이 이 이슈에 대해 직접 발언하면서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9월까지 국내 증시에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제도 개선과 함께 풀거나 필요하면 연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당초 ‘공매도 금지’ 도입 시한인) 6개월이 지났을 때 공매도 금지를 환원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되돌리지 않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과 함께 환원할 것”이라며 “연장이 필요하면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은 위원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여 불필요한 추측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로 폭락장을 연출한 국내 증시는 최근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주원인으로 ‘공매도 금지조치’ 영향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견해가 나왔다. 그러면서 오는 9월 공매도가 제한조치가 풀리면 주가가 다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실제 떨어지면 싼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금을 얻는 투자 기법인 공매도는 특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은 불만을 자아낸다. 더 오를 수 있는 주가가 공매도 때문에 상승폭을 제한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매도에는 증시 거래량을 늘리고 고평가된 종목의 거품을 조절하는 순기능도 존재하기 때문에 전면 금지를 한다면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법적인 공매도는 당연히 제한돼야 하지만 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난 뒤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공매도를 허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이롭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스피‧코스닥의 회복세가 반드시 공매도 금지에 따른 것인지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간밤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약 7%의 폭락장을 연출한 뒤 개장한 오늘(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장중 한때 21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 역시 2%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는 국내 증시의 회복이 공매도 금지만이 아닌 다양한 변수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는 가설을 가능케 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매도 제한을 한 사이 21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더 좋은 제도를 찾아나가는 노력이 신속하게 뒤따라야 한다”면서 “‘전면허용’이나 ‘전면금지’ 사이에 존재하는 적절하고도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