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국내 신용카드 정보 90만건이 해외 다크웹에서 불법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며 고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관련 피해 고객들에게 카드 재발급 안내를 시작했지만 이외의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고 있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에게 피해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며 불안감을 잠재우려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까지 염두해두고 상황을 심각하게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고객과 카드사간 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쌍방향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들은 지난 9일부터 해외에서 불법 유통된 카드 대상 고객에게 주의사항과 함께 재발급 안내를 하고 있다.
안내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등을 통해 제공되며,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유출된 해당 정보와 함께 부정사용 가능성이 낮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카드사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운영 조치와 부정사용 확인시 카드사가 피해액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현재 카드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카드사의 개별 연락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스스로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직접 콜센터에 연락해야하지만 상담을 위해 오랜 시간 대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A카드사에서 카드 정보가 유출됐다고 연락이 왔다"며 "해당 카드사를 통해 발급 받은 카드만 4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카드만 유출됐다고 메일이 왔지만 다른 카드 역시 유출 됐을지 불안한 마음이 컸다"며 "정확한 내용을 상담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상담 연결까지 몇십분을 기다려야해 답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카드사 관계자는 “유출된 정보를 이용해 국내에서 부정 사용될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해외 가맹점의 경우 모니터링을 강화해놓은 상황으로 고객들이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 유출 피해 고객을 위한 전담 창구 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 유출 피해 고객을 위한 전담 창구 마련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고객들이 크게 위험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출된 정보는 마그네틱으로 이뤄진 거래로 옛날 방식이며 현재는 대부분 IC카드로 거래가 이뤄져 과거의 마그네틱 정보로 부정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혹시나 부정사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FDS로 거의 색출 가능해 고객들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카드사들의 명확한 정보전달과 신속한 대처가 향후 고객들이 카드사의 신뢰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결정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의 발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은 고객 정보 해외 유출 상황에서도 추가 피해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며 고객들을 안심 시키려고만 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선 정보 유출에 대한 명확한 경위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어 “신속한 대처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카드를 사용하는데 있어 제한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객 정보 유출 막을 수 있다고 100% 장담 할 수 없고, 전담 상담 창구를 개설해 고객들과 즉각적인 정보 공유를 통해 고객과 카드사간의 면밀히 협조해 상황이 더욱 확산되지 않게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마그네틱 카드를 통한 정보유출 문제는 과거부터 끊임없이 이어져왔던 사고"라며 "고객들의 발빠른 IC카드로의 전환은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지금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8일 최근 금융보안원이 싱가포르의 보안업체로부터 한국 신용카드 정보 90만건이 불법 유통된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불법 유통된 국내 신용카드 정보 90만건 중 사용이 가능한 유효 카드는 41만건이며, 해당 정보는 포스(POS)단말기 해킹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