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21대 국회 문을 열자마자 부동산시장 규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주택시장 흐름이 심상치 않자 정부가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 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주택 대출을 조이면서 갭투자(전세 안고 매수)가 늘어났고, 9억원 초과 대출을 강화하자 중저가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로 조정대상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주택임대차 3법 도입 등을 예상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10주만에 상승전환(0.02%)하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마저 반등했기 때문이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오전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에서 “주택시장에서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주저없이 시행하겠다"며 "경각심을 갖고 예의점검 중”이라고 대책 예고를 시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고강도 규제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 △규제지역 추가지정 △자금조달계획서 기준 주택 요건 강화 △지방광역시 분양권 전매제한 △신탁·법인 양도세 중과 △임대소득 과세 강화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도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한편으로 규제를 풀어야 대책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올 상반기 서울 집값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데 대해 예의주시 해 왔다. 새 아파트 입주량이 적어 전세 공급이 주는데, 집값 하락을 예상해 전세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뛰고, 다시 ‘갭투자’를 하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진다는 시각이다. 전셋값 안정은 임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집값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도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갭투자가 급증하는 부장용이 나타났다.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과 경기 과천, 하남, 대구 수성구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5만3491건 중 임대 목적 거래는 2만1096건으로 집계됐다. 전세 보증금을 안고 집값의 20~30%만 내는 갭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갭투자는 대부분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강화하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1주택자 기준)을 2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도 해야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시장에선 이 기간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갭투자의 ‘실탄’ 역할을 하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도 강해질 수 있다. 정부는 12·16 대책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을 회수하도록 했다. 9억원을 6억원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규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냈다는 것은 집값이 요동치고 있고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예견했던 상황이었을 것"이라면서 "해당 대책이 나오면 집값 상승 에너지는 또 다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보완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