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 고객에게 배달료를 받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포크, 나이프, 잔 및 냅킨 세트 5000원, 접시 및 그릇 5000원, 기타 물품 2000원, 아이스 5000, 와인쿨러 10000원"
서울의 한 특급호텔인 그랜드 하얏트 서울(남산 하얏트) 객실에 비치된 안내문 내용이다. 포크와 나이프 등을 해당 가격에 판매한다는 내용이 아니다. 투숙 고객이 객실에서 포크와 나이프, 아이스 등을 요청하면 배달료 명목으로 받는 금액이다. 외부 배달 음식을 시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배달료를 받게 됐다는 것이 호텔 측의 해명이다.
그러나 남산 하얏트는 객실 요금에 봉사료도 따로 받고 있어서 배달료를 또 받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접한 고객들은 "과하다", "걸러야 할 호텔' 등의 반응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많은 호텔은 다른 업종과 달리 '봉사료(서비스 차지)' 10%를 강제 징수하고 있다. 고객은 서비스에 불만이 있더라도 객실이나 식음업장을 이용할 때 강제로 봉사료를 내야 한다.
현재 봉사료를 징수하는 호텔은 남산 하얏트 이외에도 롯데호텔, 신라호텔, 워커힐호텔, 인터컨티넨탈호텔, 밀레니엄힐튼호텔, 웨스틴조선호텔, 더플라자호텔, JW메리어트호텔 등 30~40년 영업한 호텔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약 40년 전 제멋대로인 관광업계의 팁 문화를 정리하려고 10% 정률로 정한 봉사료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봉사료를 강제로 내야 할 법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정부는 2006년 호텔업계에 봉사료 강제 징수를 자발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해당 호텔들은 이 권고를 무시하고 그대로 10% 봉사료를 받는 것이다.
여름 호캉스 시즌에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호텔을 이용하는 고객 약 99%는 내국인이다.
이번 기회에 남산 하얏트처럼 호텔을 이용하며 서비스에 불만족이 있다면 "봉사료를 못 내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운동을 벌이면 어떨까. 서비스에 만족을 못했는데 왜 법적 근거도 없는 봉사료를 내야하나.
아니면 봉사료를 받지 않는 호텔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안다즈서울강남과 파크하얏트호텔, 콘래드호텔, 포시즌스호텔 등은 봉사료가 없다.
호텔 측은 봉사료를 받으면 최소한 그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았을 때만 내는 봉사료 문화가 필요해 보인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