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제1야당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법제사법위원회 포함 6개 상임위원회를 차지하며 만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압도적 '국회 독무대' 속에서도 민주당은 더욱 불거지는 '윤미향 의혹'에 북한 문제까지 연이어 악재가 터지고 있는 양상이다. 통합당도 의석수 열세에도 공세적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후원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 후원금 안내문을 돌린 것으로 지난 16일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 조수진 통합당 의원이 지난 16일 윤미향 민주당 의원의 후원금 안내문을 게재하며 비판하고 있다./사진=조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일부 시민들은 항의 차원에서 윤 의원의 후원금 계좌로 '18원'을 입금하고 있다. 황보승희 통합당 의원은 "윤 의원에게 18원씩 후원하는 릴레이가 국민의 목소리라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도 "독재 정권 때도 흔치 않았던 여당의 단독 국회 개원,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 사태를 틈타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상도 의원도 '쉼터' 손영미 소장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미심쩍은 의혹이 확산되자 의문을 제기하며 민주당과 윤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곽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길원옥 할머니에게 지급된 돈까지 손을 댄 정의연 관계자가 돈을 어떻게 썼는지 추궁당하자 무릎을 꿇었고, 해명하라고 다시 독촉 문자를 받은 후 3일 뒤에 사망했다고 한다"며 "이 분이 사망하기 직전의 마지막 통화자는 윤 의원이라고 한다.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맞이한 무엇보다 난감한 상황은 지난 16일 오후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개성 소재)를 폭파한 대남 무력 도발이다. 연락사무소는 현 정부 들어 국민 혈세 170억 원 가까이 투입해 지은 것으로, 정부여당이 '대북유화정책'의 상징으로 선전하던 것이다.
이날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던 시점에 민주당 소속 외교통일위원들은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대북전단 문제를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김여정 하명법'에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마저 추진하던 여권 측은 '대북 유화 노력'에도 북한이 '무력 시위 도발'을 감행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설상가상 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다. 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며 북한 두둔성 발언을 해 일파만파 논란을 샀다. 이에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만큼이나 무섭고 황당한 발언이 나왔다"며 "국민의 불안감과 국가안위는 생각지 않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일뿐더러, 외통위원장으로서는 더더욱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 북한이 오후 2시 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통합당은 일제히 정부여당의 대북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당내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을 맡은 박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대북유화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 속에서 추구하는 굴종적인 대북유화정책을 중단하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지낸 조태용 통합당 의원도 "북한이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총체적 파산선고를 내렸다. 책임 있는 외교안보 라인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도대체 언제까지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38선 이북의 비정상적인 국가의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폭거에 불안을 떨며 살아야 하는가"라며 "오늘과 같은 사태 속에서도 대한민국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순진한 대화와 유약한 타협의 모습만을 고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처럼 정의당도 북한에 대한 비판 논평을 내놓았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화가 난다고 밥상을 모두 엎어버리는 행동을 누가 이해할 것인가"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가능성만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의 이성적 판단과 행동을 촉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