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분단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를 우리 힘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망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현실이 분단 이후로 지금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대북정책이 너무나 안이한 사고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결국 오늘과 같은 사태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을 거울삼아 지금 대북, 남북문제를 새로 정립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그러면서 "소위 1945년 정부수립부터 지금 상황 냉정하게 살펴보면 유엔에 의해 건국 이뤄졌고 6.25전쟁을 겪으면서 한미동맹이라는 굳건한 안보체제에서 오늘날의 번영을 이룩했다"며 "우리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발전돼서 세계 10위권 국가가 됐고 외교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고 남북문제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하지만 현실적으론 생각과는 다르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우리 말 듣고 비핵화를 할 리 만무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하등 영향력이 없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라는 것은 북미 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과거 서독과 미국의 긴밀한 공조 관계 하에 '독일 통일'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살펴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이날 당 회의에서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 및 횡령 의혹을 두고 집중 공세를 펼치는 등 성토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윤미향 사태'로 불거진 시민단체의 기능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시민단체들 가장 큰 목표가 사회 정의와 공정을 이룩하고 잘 성취하자는 것에서 생겨난 것"이라며 "그렇기 떄문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현실을 보면 조국, 윤미향 사태에 이르기까지 과연 시민단체들이 원래 취지에 맞게 기능을 발휘했느냐 하는 것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떠한 정치 세력화, 정치세력과 결부해서 하나의 권력기관이 되는 양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런 시민단체들에 대해 소위 모금을 허용하고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정의와 공정이 제대로 이룩될 수 있을지 냉정한 판단을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할머니들 탄식 눈물에 국민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정의연에 대한 국고보조금과 국민 기부 금액이 총 68억 8000만원이다. 기부금액이 맞는지도 의문인데 국고에서 지원된 금액은 국민 혈세이고 성금은 세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국민의 마음을 담은 소중한 가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 위원은 "민족적 자존심을 세우고 이권을 짓밟은 전쟁범죄를 끝까지 응징해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거룩한 정성이 바로 정의연에 보낸 국민 마음인데 길원옥 할머니에게 매달 지급된 생활비마저 어떻게 쓰였는지 알 길이 없다"며 "윤미향 의원은 국회의원 후원계좌를 설립해 깨끗하고 투명한 후원을 한다면서 왜 정의연 의혹에 대해 한마디도 없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길원옥 할머니의 며느리 조 씨는 길 할머니가 정의연의 마포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생활하던 당시 받은 정부 보조금이 매달 다른 계좌로 빠져나갔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망한 쉼터 소장 손영미 씨는 조 씨가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궁을 당하자 3일 뒤 사망한 채 발견됐다.
성 위원은 "정의연은 성금이 얼마고 어떻게 걷혔으며 언제 얼마나 누구에게 쓰였는지 수입·지출을 밝히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이 간단한 문제를 왜 못 밝히나"라며 "간단한 동창회에서도 수입·지출을 밝히는 것은 의무인데 국민 마음이 동창회 회계장부만도 못한가. 할머니들의 탄식과 눈물이 안쓰럽지 않은가. 윤미향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병민 위원도 "사건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윤미향 의원이 직접 나서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만약 윤미향, 정의연, 정대협이 이 문제에 대해 거듭 침묵하거나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부인하면 이 문제에 대해 검찰이 보다 신속하게 어떠한 정치적 도리 없이 관련 사건을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에선 '총선 백서' 제작 안건이 의결됐다. 위원장엔 정양석 전 의원, 부위원장엔 신율 명지대 교수 등 총 13명의 제작특위 위원이 임명됐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