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직전 연도 해당 공시가격의 5% 미만 범위에서 부동산 공시가격의 상한을 법률에 명시하는 등 정부가 공시가격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18일 발의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초선·서울 강남병)은 이날 21대 국회 입성 후 제1호 법안으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공시가격을 변경하려면 국회의 입법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 의원은 국회 예산정책처 발표 자료를 근거로 "주택분 보유세수가 단 1년 사이(2019~2020년)에 76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이 중 공시가격 상승분이 6700억원으로 88%를 차지했다"며 "이는 공시가격의 상승이 세금 폭탄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유경준 통합당 의원./사진=유 의원 페이스북
대한민국 헌법 59조에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법률로 정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율 변동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 공시가격은 현행법상 국토부 장관의 권한만으로 결정되고 있어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유 의원은 이러한 초헌법적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이 법을 발의하게 됐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표준지공시지가,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상한을 법률에 명시(직전 연도의 5% 미만)하여 조세법률주의를 실현하고 국민들의 급격한 보유세 부담을 방지하며,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의 평가에 관한 사항(평가방법, 시세반영률 등)을 정기국회 개회 전 국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객관적인 개별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산정을 도모하기 위해 시군구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소속 위원의 3분의 2를 외부전문가로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 의원은 "부동산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뿐만 아니라 준조세 성격인 건강보험료의 부담으로도 이어진다"면서 “현재 공시가격의 변동은 세율의 변동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공시가격 상한을 정해 정부의 독단적인 '꼼수 증세'를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행법에는 정부가 국회에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에 대한 주요사항을 보고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하지 않고 있어 '깜깜이 공시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 의원은 "개별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제도는 올해 감사원의 수많은 지적을 받은 만큼 신뢰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현행 공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공시제도의 미비점들이 발의한 개정안을 통해 충분히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이부개정법률안'은 유경준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이외 강기윤, 강민국, 권명호, 김미애, 김영식, 김용판, 김웅, 김은혜, 김희국, 박성중, 박수영, 박진, 배현진, 윤희숙, 이용, 정동만, 추경호, 태영호, 홍준표, 황보승희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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