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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한국지엠 볼트EV, 1회충전 414km 강원도 왕복

2020-06-20 08:28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내놓은 전기차 볼트EV가 배터리 용량을 늘려 믿음직한 전기차로 거듭났다. 

볼트EV는 지난 2017년 3월 사전계약을 시작하면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고 국내 전기차의 대중화에 한몫 한 차량이다. 사전계약 실시 당일 400대의 물량이 완판 됐고 이후 꾸준히 공급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 2020볼트EV. /사진=미디어펜



이런 볼트EV는 최근 LG화학과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킨 신모델로 거듭났다. 그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볼트EV의 신뢰에 더 먼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넉넉한 배터리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친환경차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볼트EV를 통해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이동하며 효율성에 대한 신뢰도 테스트를 해봤다. 시승구간은 서울에서 출발해 한계령을 거처 강원도 양양을 왕복하는 401km의 장거리를 돌아오는 구간으로 전기차의 회생제동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볼 수 있는 구간이었다. 

볼트EV는 신기술과 배터리 확장을 통해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를 383km에서 414km로 늘려 동급 최강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제동할 때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는 기본 항속거리보다 많은 거리를 이동 할 수 있다. 이번 시승구간에서는 이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볼트EV는 특별한 모델변경 없이 3년차를 맞이한 차량으로 살짝 노후화된 모델로 비춰질 수 있는 차량이다. 하지만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모델변경에 따른 비용증가가 없기 때문이다. 

볼트EV의 스타일은 국내시장에서 크게 인기가 없는 해치백과도 비슷하지만 전기차에서는 실내 공간활용성이 중시되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차량이다. 일반승용차보다 시트포지션도 높아 트인 시야확보가 가능한 차량이다. 

새로운 볼트EV의 디자인 변화 역시 소소한 편이다. 쉐보레의 특징인 듀얼포트 그릴에 입체적인 음각 문양이 추가된 정도지만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외장 컬러는 선택 폭이 더욱 넓어졌다. 

한국지엠 쉐보레 2020볼트EV. /사진=미디어펜


한국지엠 쉐보레 2020볼트EV. /사진=미디어펜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돼 호평 받은 이비자 블루는 물론, 미드나이트 블랙 컬러가 새롭게 추가돼 총 6개의 외장 컬러를 제공한다.

볼트EV의 디자인은 최근 인기인 도심형 크로스오버 스타일이 돋보인다. 전기차에서만 가능한 짧은 오버행은 디자인적으로 매력적이며 공간활용에도 유리하다. 또한 높은 전고와 해치백 테일게이트 등 실내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위한 구조도 눈에 띈다.

이는 전기차 전용 설계 덕분에 가능한 디자인이다. GM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주행거리를 연장하기 위해 차체 바닥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를 위해 넓은 휠 베이스와 전폭의 섀시가 적용됐다. 상단은 지붕을 높인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채택했다. 

이것으로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5인승의 넉넉한 탑승공간과 적재공간을 동시에 실현했다. 내연기관차를 바탕으로 전기차를 만든 경쟁 모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 볼트EV는 일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도 높은 헤드룸으로 공간감을 극대화했으며, 뒷좌석 레그룸도 준중형차 이상의 공간을 확보했다. 2열 바닥 역시 센터 터널 없이 평평해 실내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다.

이밖에 2020년형 모델은 각종 옵션도 대폭 추가됐다. 주차 시 차량 주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주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가 새롭게 적용됐으며,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후방 카메라 역시 디지털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 보다 뛰어난 화질을 제공한다.

또 실내 이오나이저 기능을 기본 적용해 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며, 불필요한 시스템의 전원 사용을 제한해 주행 에너지를 극대화 하는 저전력 모드 및 운전자 취향에 맞게 디스플레이 테마 설정도 새롭게 추가됐다.

스티어링휠 뒷편의 8인치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잡은 10.2인치 풀컬러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배터리 충전 상태와 주행거리, 주행가능거리 등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소리없이 시동이 걸렸다는 표시만 나온다. 도심 구간에서는 볼트 EV에 적용된 2개의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극 사용해가며 배터리를 충전했다. 

한국지엠 쉐보레 2020볼트EV. /사진=미디어펜


한국지엠 쉐보레 2020볼트EV. /사진=미디어펜




이 차에는 스티어링 휠 왼쪽 뒤편 패들 스위치을 눌러 감속하는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주행 중 패들을 누르면 일정량의 감속이 걸리면서 회생 에너지가 축적되는 것을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행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대로 민첩하게 뛰쳐 나간다. 볼트 EV는 전기차 특성상 내연기관인 엔진이 없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가 발휘된다. 볼트 EV에 탑재된 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가속 페달의 응답력이 신속해지면서 앞으로 가볍게 뛰쳐나간다. 볼트 EV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초 이내에 주파한다. 아쉽지만 최고속도는 154㎞로 제한돼 그 이상 달릴 수는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운전 내내 실내는 고요했다.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는 여전히 정숙하다. 코너링도 만족스럽다. 고속의 곡선 구간에서도 날카롭게 코스를 빠져나간다.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설치, 무게 중심을 낮춘 탓에 차량이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선회한다.

타이어에 구멍이 생기더라도 타이어 내부에 도포된 실링제에 의해 자동으로 손상을 메워 공기의 누출을 막는 미쉐린 셀프-실링 타이어를 채택한 점도 눈에 띈다.

볼트EV의 뛰어난 성능은 강원도에 들어서자 진가를 발휘햇다. 볼트EV는 한계령 오르막에서도 두터운 토크감으로 볼트EV를 주저없이 쭉쭉 밀어줬다. 앞뒤로 토크가 좋아 산악지형에 유리하다고 하는 중형 디젤SUV 차량들과 함께 이동하게 됐는데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앞차와의 간겪은 줄였고 뒷차와의 간격은 벌어지며 막강한 등판능력을 보여줬다. 

차체의 전고는 높지만 무게 중심은 매우 낮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부품인 배터리가 바닥에 깔린 덕분이다. 뛰어난 가속 성능과 낮은 무게중심은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조합으로, 이로 인해 친환경차임에도 뛰어난 운전 재미를 보여준다. 

한국지엠 쉐보레 2020볼트EV. /사진=미디어펜



한계령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돌아나갈 때에도 이 같은 장점이 잘 발휘됐다. 연속된 급 코너에서도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 자신감 있게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었다.

경쾌한 성능과 달리 승차감은 고급스럽다. 부드러우면서도 적절히 무게감이 느껴지며, 요철 구간에서 잔진동을 능숙하게 걸러낸다. 과속방지턱에서도 출렁임 없이 단단하게 차체를 받쳐줘 주행하는 내내 탄탄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목적지는 강원도 양양으로, 산맥을 오르는 가혹한 오르막 주행이 계속되자 주행가능 거리가 평지보다 빨리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계령에서 내려가기 시작하자 주행가능거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 대신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버튼을 통해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Regen on Demand)을 발동시키면 감속과 함께 회생 에너지 시스템을 통한 발전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기어노브를 L에 두면, 감속은 물론 완전 정차까지 제어하는 신개념 회생제동 시스템인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도 가능하다. 이 경우 발전 효율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었다.

양양을 떠나 출발했던 서울에 가까워져 갔지만 주행가능거리는 충분히 여유로웠다. 한여름 날씨에 에어컨을 계속 켜고 무려 401km를 주행했음에도 계기반 정보창에는 135km를 더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이 남았다고 표시됐다.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내리막 위주의 코스가 계속되면서 회생제동 에너지가 충전된 덕분이다.

볼트EV는 GM은 주행거리를 확장하기 위해 기존 대비 6kWh 용량이 늘어난 LG화학의 6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또한 신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효율을 더욱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트EV는 DC콤보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을 모두 지원하며, 급속충전 시에는 1시간 만에 전체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볼트EV의 매력이다. 볼트EV는 원가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용량 증가와 추가적인 상품성 개선에도 가격 인상 없이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볼트 EV의 가격은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해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Premier 4814만원이다. 여기에 지역별 차등지원이 되기는 하지만 보조금해택을 통해 3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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