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홍보관에 비치된 B사의 모형도./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한남3구역 재건축 조합이 오는 2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막판 수주경쟁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정 건설사가 자사 홍보관에 경쟁사의 모형도를 세워놓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남동 소재 A사 홍보관을 다녀온 한 조합원은 “아파트 설계 특장점과 조합원 이익 부분에 대한 상담을 위해 홍보관을 찾았는데 경쟁사 비방만 듣고 왔다”며 “A사 제안이 궁금했는데 오히려 B사와 C사 상품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당초 A사 홍보관에는 모형도가 없었다. 그러나 B사가 모형도를 제작해 조합원들 상담에 활용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자 A사 역시 뒤늦게 모형도를 도입했다.
문제는 자사 설계가 아닌 경쟁사 설계를 반영한 모형을 만들어 놓고 이를 비방과 흑색선전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발언 수위에 따라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어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A사 홍보관을 방문한 다수의 조합원에 따르면, 비방 내용은 B사가 국내 최초로 주거시설에 도입하겠다고 제안한 '트위스트 타워'에 집중됐다.
한 조합원은 "경미한 변경을 넘지 않는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제작한 트위스트 타워 모형과 경미한 변경 범위를 초과한다고 제시한 트위스트 타워 모형 등 2개를 만들어놓고 비방하고 있다"며 "이를 두고 B사가 과장해서 홍보한다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한남3구역 조합은 '트위스트 타워' 설계와 관련해 경미한 변경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해당 부분에 대해 '과대과장 광고'라고 판단해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B사는 이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아무리 경쟁관계라 해도 최소한의 상도덕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B사 관계자는 “우리는 그 어떤 제안서나 설명자료에서도 주동 트위스트 각도가 어느 정도인지 언급한 적이 없다”며 “용산구청과 한남3구역 조합에서도 설계도면 검토 후 경미한 변경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확인해준 상황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과장된 모형을 만들어 흑색선전을 이어가는 구시대적 행태에 유감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A사는 이미 1차 수주전 당시 B사가 한남3구역 선보였던 틸트 타워 공법을 당시에도 비난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그대로 모방해 한남하이츠 수주전에 도입하기도 했다.
타사의 설계안을 폄하, 비방하는 방향(네거티브 전략)으로 홍보하는 것이 A사의 수주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D사 관계자는 "당사는 수주전 초부터 시공사 선정이 임박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클린수주 기조를 앞세워 깨끗한 시공사 선정과정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비교 수준의 홍보를 넘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진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A사의 제안 내용에도 경미한 변경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과장 홍보에 해당하는 내용이 많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남3구역 한 조합원은 “시대를 역행하는 과열 수주전을 피하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건설사들의 홍보를 제한하고 상품 설계와 조합원 이익 항목만 보기로 한 것인데, 특정사가 물을 흐리고 있어 조합원들의 심기 또한 불편한 게 사실”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보증금을 몰수당하거나 입찰자격을 박탈당하면 조합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