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2·키움 히어르조)와 강백호(21·kt 위즈)가 '잘한다 잘한다' 하니 더 잘하고 있다. 이제 이들을 '한국야구의 미래'라 부르는 것은 삼가야겠다. 둘은 이미 '한국야구의 현재'가 됐다.
이정후는 프로 4년차, 강백호는 3년차다. 이정후는 2017시즌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 다음해인 2018시즌 데뷔한 강백호 역시 신인왕을 꿰찼다. 슈퍼루키였던 둘은 짧은 기간에 팀의 핵심 주전을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위치로 올라섰다.
2020년 현재 둘의 성적은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정후의 최근 활약상은 눈부시다. 지난 17일 롯데전에서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쳐 팀에 극적인 승리를 안긴 것을 비롯해 21일 SK전에서도 2타점 결승타로 키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발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하는 교타자에 가깝지만 올해는 힘이 붙어 장타력도 부쩍 늘었다. 20일 SK전에서 시즌 7호 홈런을 쏘아올렸는데, 시즌 3분1도 안돼 개인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신인이던 2017년 홈런이 2개뿐이었고, 이후 2년 연속 6홈런만 기록했던 이정후다. 올해는 벌써 7개의 홈런을 날려 두 자릿수 홈런은 무난할 전망이다.
최근 10경기 이정후의 타율은 4할5푼5리(33타수 15안타)나 될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10경기에서 안타를 못 친 경기가 한 번뿐이었고 4차례 멀티히트를 때렸는데 4안타 경기(17일 롯데전)도 있었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 3할8푼1리에 61안타 7홈런 30타점 3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 3위다.
강백호는 특히 장타력에서 이미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능가하면서 외국인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1일 롯데전에서 1회와 6회 투런포와 솔로포를 잇따라 쏘아올리며 시즌 9·10호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연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벌써 달성했다. 현역 가운데 데뷔 때부터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는 외국인타자를 제외하면 강백호와 나성범(NC), 구자욱(삼성) 뿐이다.
현재 강백호는 타율 3할5푼에 10홈런 24타점 2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강백호는 손목 부상으로 18일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팀이 치른 41경기 가운데 26경기만 출전해 낸 성적이다. 15경기를 더 출전했다면 현재 5위인 홈런 순위가 얼마나 더 올라갔을지 모를 일이다. 홈런 공동선두 라모스(LG) 로하스(kt, 이상 13홈런)와 차이가 3개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 규정타석에 들지 못했지만 타율은 8위 정도에 해당한다.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10경기 타율 4할1푼(39타수 16안타)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이제 22살, 21살로 20대 초반이지만 이미 한국야구의 강타자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균(한화) 최정(SK) 박병호(키움) 등 선배 강타자들이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대비돼 이정후와 강백호의 성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 둘이 서로 경쟁의식을 갖고 조금이라도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타 하나, 홈런 하나라도 더 때리려 애쓰는 것이 한국야구의 발전과 직결된다. 두 '야구천재'의 동반 성장이 야구팬들에게는 반갑기만 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