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친환경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수소차가 상용차 업계에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급등하며 주목받은 니콜라 코퍼레이션은 이번 달 4일 상장과 동시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이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하며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크게 올라간 니콜라는 연료전지 트럭과 픽업트럭 등을 제조하는 스타트업 회사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니콜라는 최근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VectoIQ)’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됐다. 놀라운 점은 니콜라는 2015년 시제품 공개 이후 대량 생산을 시작하지도 않은 신생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니콜라의 행보는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연료전지 트럭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소전기트럭은 공해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상용차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니콜라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수소전기트럭이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물류 업체 UPS가 운송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대대적인 친환경 배송 대책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전기트럭 보급 확대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수요 확대 전망에 따라 니콜라는 2015년 수소 1회 충전으로 약 19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첫 번째 수소 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을 공개했고, 이후 니콜라 원과 동일한 주행거리와 성능을 갖춘 ‘니콜라 투’ 그리고 유럽시장 전용 전기 배터리 트럭(BEV) ‘니콜라 트레’를 공개했다.
수소전기트럭의 연료주입 소요 시간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하지만, 주행 지속거리 및 적재용량이 훨씬 앞서기 때문에 향후 수소트럭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자본재 부문 기업 씨엔에이치인더스트리얼(CNH Industrial N.V.)은 2019년 9월, 그룹 산하의 이베코(IVECO) 상용차 부문을 통해 총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원)를 니콜라에 전략 투자했다.
그 결과 전기 배터리 트럭(BEV) 니콜라 트레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이 설립되고 공장의 건물과 기반시설 구축계획이 함께 발표됐다.
공장은 이베코 섀시 엔지니어링 기반시설이 위치한 독일 울름 지방에 구축될 예정이다. 차량 생산은 2021년 1분기에 시작해 2분기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될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전기트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브랜드 간 협업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독일 다임러 트럭과 스웨덴 볼보트럭은 수소전기트럭의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생산,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다임러 트럭은 그룹 내 벤츠가 20여 년간 축적한 연료전지시스템 기술과 연구 활동을 공유하고, 볼보트럭은 약 6억유로(약 8000억원)를 투입해 합작법인의 지분 50%를 인수할 예정이다.
일본 토요타는 상용 부문 자회사인 히노 자동차와 함께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대형트럭 개발에 나선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트럭은 히노의 대형트럭 ‘히노 프로피아’를 기반으로 개발되며, 해당 모델에는 토요타가 브랜드의 수소차 미라이 후속 모델을 위해 제작한 두 개의 연료전지 스택이 탑재될 예정이다.
상용차 업계 한 관계자는 “상용차의 미래 먹거리는 수소연료를 기반으로 한 연료전지 트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각광 받는 니콜라와 이베코의 협력은 큰 시너지를 내고 있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이베코, 다임러·볼보, 토요타 등이 새롭게 개발할 연료전지 트럭으로 인해 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업계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트럭이 내연기관에서 수소차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