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해외근로자 등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게 됐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환자간 진단·처방 등 의료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됐지만, 재외국민에게는 제공할 수 있도록 2년간의 임시허가를 부여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샌드박스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자동차 소프트웨어 무선업데이트 △홈재활치료 기기 '스마트 글러브' △공유미용실 △AI 주류판매기 △렌터카 활용 펫택시 서비스 △드론을 통한 도심 시설물 점검 서비스 등 8건을 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비대면 진료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등 중동지역 코로나 확진자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5000명에 달하는 한국인 근로자를 위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민간 1호 샌드박스로 이를 신청했다. 해외에서 자국민 우선정책으로 인해 현지 병원 접근이 배제되거나 언어·의료 접근성 문제 등으로 관련 서비스 이용에 애로를 겪는 국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해외 거주 한국인이 앱에 증상을 입력하면 국내 대형병원 의사가 전화‧화상‧앱을 통해 진료를 하고, 처방전 발급 및 일반의약품 복용을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이를 토대로 현지병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글러브(네오펙트)도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이는 거동이 힘든 소아마비·뇌졸중 환자가 병원을 가지 않고 집에서 재활훈련을 하도록 돕는 기기로, 미국 등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의결로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 실증특례가 부여되고, 소아마비·뇌졸중 환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의사의 최초 처방 범위 내에서 비대면 상담 및 조언도 가능하게 됐다. 스마트글러브를 활용한 재활은 의사·치료사의 지시→환자의 재활훈련→의사·환자간 비대면 상담 및 조언 등 3단계로 진행된다.
25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미국 무인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의 자판기 버전으로 불리는 AI 주류판매기도 시장 테스트에 돌입하게 됐다. 이를 통해 미성년자의 주류 구입을 사전 차단, 신분증 도용을 통한 주류 구입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 제도 때문에 막혔던 공유미용실(제로그라운드)도 문을 연다. 공유미용실은 1개의 사업장 내에 다수 미용사가 입주, 샴푸실·펌기계 등 시설과 설비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미용사는 권리금과 인터리어비 등 별도 비용 없이 고정 멤버쉽만 내면 창업할 수 있다.
자율비행을 통해 도심 내 시설을 점검하는 순찰드론(무지개연구소)도 이륙 준비에 들어갔다. 이는 자율 비행 드론에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해 열배관 파손 여부를 점검하고,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해 도로 노면 파손 여부를 감지하는 서비스다.
승차 거부 없는 반려동물 운송 택시(나투스핀)도 영업을 개시했으며, 기존 정비소에서만 가능했던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선통신을 이용해 직접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국무조정실과 산업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첫 발을 내디뎠다"며 "앞으로도 신사업 효시가 될 혁신제품과 기술의 출시를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센터는 지난달 23일 출범한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로, 산업융합·ICT융합·금융혁신 샌드박스 등 전산업분야를 지원할 수 있다. 센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대한상의 샌드박스 홈페이지 또는 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