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학대 위기아동을 담당하는 각 기관 담당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행정사무의 하나로 다루지 말고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국 2만5000명의 고위험 아동에 대한 경찰 신고 및 복지서비스 지원 계획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위기아동을 위한 대책은 그동안 많이 마련했지만 문제는 잘 작동이 안 된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위기아동 사건을 다루는 절차상에 있는 모든 담당자들이 아동학대 문제를 자신의 일처럼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해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라는 주문을 내놓았다.
강 대변인은 “실제로 이웃 등의 신고로 위기 징후를 파악해도 해당 아이의 가족이 이사를 갈 경우 제대로 다른 지역으로 통보가 안 된다든지, 정기적으로 위기 아동을 찾아보기는 해도 형식적으로 찾아보는 바람에 실제로 관리가 안 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아동학대 관련 업무 지시는 이날 세 번째로 나왔다. 지난 8일 '천안어린이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위기아동 사전확인제도 점검을 지시했고, 16일 ‘창녕 계부 의붓딸 학대 사건’과 관련해 피해아동을 직접 만나볼 것을 지시한 것에 이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24일에는 박경미 교육비서관과 김유임 여성가족비서관을 창녕어린이를 위로하라며 직접 만날 것도 지시했다.
두 비서관이 경남에 소재한 한 아동전문기관에서 만난 창녕어린이는 구조 당시 25kg에 불과했던 몸무게가 30kg 중반까지 늘어나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창녕 어린이는 현재 병원에서 외상 치료 중이며 심리 검사 치료를 준비 중이다. 다른 학대 아동 한 명과 함께 전문 복지기관에서 머물고 있다.
박 비서관과 김 비서관은 펭수 인형과 동화책 ‘빨간머리 앤’ 덴탈 마스크와 영양제 등을 선물로 준비했고 두 어린이 모두 기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창녕 어린이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인데 앞으로 샤넬 같은 좋은 옷을 만들어서 대통령 할아버지께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두 어린이는 즉석에서 문 대통령 내외에게 편지도 작성했다. 강 대변인은 “편지 내용은 자세히 공개할 순 없으나 창녕 어린이가 쓴 편지에는 대통령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차 조심 하셔야 돼요’ 같은 어린이다운 내용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다만 쇠사슬에 메어 생긴 목의 상처, 뜨거운 후라이팬에 데여 생긴 손 상처, 온몸에 피멍 등 외상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