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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슬픈 전쟁 끝내기 위해 북 담대하게 나서주길”

2020-06-25 21:38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70년 전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친 유엔 참전용사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 모두의 염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보훈처 주최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이날 봉환되는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가 북한 단독의 발굴작업, 또 북미 간 공동 발굴작업으로 이뤄진 점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향해 “더 이상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우리 체제를 강요할 생각이 없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자.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먼저 6.25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6.25전쟁으로 국군 13만8000명이 전사했다. 45만명이 부상당했고, 2만5000명이 실종됐다. 100만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 학살, 부상으로 희생됐다. 10만명의 아이들이 고아가 됐으며, 320만명이 고향을 떠나고, 1000만명의 국민이 이산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경제적으로도 참혹한 피해를 안겼다. 산업시설의 80%가 파괴됐고, 당시 2년치 국민소득에 달하는 재산이 잿더미가 됐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북은 긴 세월 냉전의 최전방에서 맞서며 국력을 소모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이 전쟁의 아픔을 겪는 동안 우리 민족이 전쟁의 아픔을 겪는 동안 오히려 전쟁특수를 누린 나라들도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전후 경제의 재건은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는 것만큼이나 험난한 길이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한 뒤 묵념하고 있다./청와대


또한 문 대통령은 “슬프고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이날 봉환받은 국군전사자 유해 137구 중 신원이 밝혀진 일곱 영웅의 이름을 호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산화하신 분들”이라며 “고 김동성 일병, 고 김정용 일병, 고 박진실 일병, 고 정재술 일병, 고 최재익 일병, 고 하진호 일병, 고 오대영 이등중사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넣겠다. 가족의 품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과 함께 호국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만3000명 전사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늘 영현단에는 우리가 찾아내 미국으로 보내드릴 미군 전사자 여섯분의 유해도 함께하고 있다”며 “우리국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22개국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결코 잊이 않을 것이다. 워싱턴 ‘추모의 벽’을 2022년까지 완공해 ‘위대한 동맹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 위에 부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영원히 기리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를 맞이한 뒤 참전용사인 류영봉씨의 유해 복귀신고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등중사였던 류영봉씨는 미7사단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으며 고 김정용 일병의 입대 동기다./청와대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시작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을 바탕으로 반드시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갈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GDP는 북한의 50배가 넘고, 무역액은 북한의 400배를 넘는다.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북한을 향해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치르면서도 초‧중등 ‘피난학교’를 세웠고, 여러 지역에서 ‘전지연합대학’을 운영했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했고, 평화를 지키는 힘을 기르며,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이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남보다 앞서 준비하며,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겪은 부모 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이다.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라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 온 겨레가 겪은 전쟁의 비극이 후세들에게 공동의 기억으로 전해져 평화를 열어가는 힘이 되길 기원한다”면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전세계에 희망으로 전해질 때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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