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침체의 정점을 지나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증대를 통해 수요 회복에 대처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 근무제의 한시적 면제 등 제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5일 최근 주요 자동차시장 조사 결과, 5월부터 주요국 중심으로 제한됐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판매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계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와 생산차질로 크게 침체됐었다. 1분기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등 세계 7대 자동차 시장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유럽은 4월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제한, 접촉제한 등 경제폐쇄 조치에 의해 자동차 생산, 판매가 대부분 중단되며 4월에는 자동차 판매가 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상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에서 자동차판매를 필수적 경제활동으로 지정하고 있고, 5월 초부터 이동제한도 점차 완화됨에 따라, 판매와 생산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
5월 미국시장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9.5% 감소했지만, 4월 46.6%에 달했던 감소폭에 비하면 크게 완화됐다.
미국 내 자동차 생산도 4월 코로나19 대확산 이전인 2월(1108만대) 대비 1% 미만(6만대)까지 급감했으나 5월에는 20%대(261만대) 수준까지 회복됐다.
서유럽 5개국의 자동차 판매도 4월 전년 동월 대비 83.8%까지 감소했으나 5월부터 이동제한 완화와 판매망 영업 재개에 힘입어 감소율이 50%대로 완화됐다.
독일의 경우 4월 20일부터 판매대리점의 영업재개를 허용한 상태고, 이탈리아는 5월 4일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은 5월 11일부터, 영국은 6월 1일부터 각각 영업 제한을 풀었다.
이같은 상황 변화에 따라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도 수요 회복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여름 휴가기간을 그동안의 생산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기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픽업, SUV모델 공장 위주로 여름휴가기간 생산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등도 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잇달아 신차 구매보조금 등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며, 이달부터 지급을 시행함에 따라 하반기 판매회복이 예상된다.
독일은 부가가치세 감면은 물론, 전기차 구매보조금 확대 등을 포함한 1300억유로(약180조원) 경기부양책을 발표했고, 프랑스는 내연기관차까지 포함한 신차구매 보조금 등으로 80억유로(약 11조원)을 자동차산업 회복을 위해 지출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신차 구매시 대당 40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금하는 등 총 37억5000만유로(약 5조원) 규모의 자동차산업 지원금을 배정했고, 이탈리아 역시 비슷한 규모의 신차구매 보조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주요국 경제재개에 대응해 여름휴가기간 단축, 주당 근로 52시간제 한시 면제, 특별연장근로 조건완화 등을 통해 생산차질 만회를 위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수요회복시까지 버티도록 기존 유동성 대책 이행을 위한 현장독려를 강화하는 한편,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연장 등 내수진작 대책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