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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삼국유사 범어사본' 보물서 국보로 승격 예고

2020-06-29 11:23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삼국유사 범어사본 권4∼5' 표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현재 보물 제419-3호로 지정돼 있는 '삼국유사 권4∼5'(범어사본)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삼국유사 권4∼5'를 국보로, 원(元)나라 법전인 '지정조격 권1∼12, 23∼34' 및 조선 후기 건축 그림인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은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삼국유사 권4∼5는 부산 범어사 소장본으로 1907년께 범어사에 기증된 것으로, 삼국유사는 본래 5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유물은 현재 권4∼5만 남아 있다.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1206∼1289)이 고조선부터 후삼국 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 민속을 정리한 책으로, 1281년 편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고려 시대 판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1394년께 판각해 찍어낸 조선 초기 판본이 시기적으로 가장 이르다.

범어사 소장본은 1394년 목판으로 찍어낸 것으로, 동일 판본인 '삼국유사 권3∼5'(국보 제306호), '삼국유사 권1∼2'(국보 제306-3호)와 비교했을 때 시기가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졌고 서체, 규격, 행간 등이 이후 간행된 1512년 판본(국보 제306-2호)과 비슷해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기존 국보로 지정된 동일 판본에는 없는 제28∼30장이 수록돼 있고, 1512년 판본의 오탈자도 확인할 수 있어 역사·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으며, 단군신화와 향찰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참고가 된다.

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지정조격 권1∼12, 23∼34는 경주 양동마을의 경주 손씨 문중에 전해져 온 유물로, 조선 초기에 경주 손씨 선조들이 외교 문서를 담당한 관청인 승문원(承文院)에 근무하며 이 자료를 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정조격(至正條格)은 고려 말에 전해져 우리나라 법제사와 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준 원나라 법전으로, 고려 말 기본법제였고, 조선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 반포 이전까지는 중국의 법률과 외교, 문화 제도를 연구하는 데 참고서였다. 

'지정'(至正)이란 이 법전이 편찬된 원나라 순제 때 쓰던 연호이며, '조격'(條格)은 법률 시행규칙이나 세칙이다.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은 우리나라 문화에 중요한 의의가 있는 회화, 조각, 공예품 등 외국문화재는 국보나 보물로 지정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

한편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壯勇營 本營圖形 一括)은 조선 시대 정조의 친위부대였던 장용영의 도성 안 본영(지휘본부)을 1799년(정조 23년)과 1801년(순조 1년)에 그린 건축화로, 채색화 1점과 평면도안의 일종인 간가도(間架圖) 2점으로 이뤄져 있다. 

왕에게 장용영의 전반적인 현황과 관청의 증·개축 상황을 보고하기 위한 용도여서, 정확한 축적의 평면도와 정교한 필치로 건축물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 시대 건축화 중에서 대형 평면도와 채색건물도가 함께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및 보물로 지정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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