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SDI가 전영현 사장을 중심으로 차별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며 ‘100년 기업’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배터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삼성SDI는 삼성의 ‘블루칩’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성SDI는 초일류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의 항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 사장이 삼성SDI의 기술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이끌 수 있는 경쟁력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용량, 고출력의 소재 기술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응용한 차세대 신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배터리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지난 1월 2일 기흥 사업장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 미래먹거리 ‘배터리’…전영현, ‘초격차 기술’ 초점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은 삼성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두고 글로벌 기업들의 ‘배터리 전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2040년에는 전기차가 전 세계 승용차 시장의 5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8년 200만대를 넘겼고 2025년 1000만대, 2030년에는 2800만대, 2040년에는 56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7년 3월부터 삼성SDI를 이끌고 있는 전 사장은 혁신과 변화를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회 충전으로 600~700km 주행이 가능한 고용량·고출력 배터리 셀 및 모듈과 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꿈의 기술’로 평가 받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예열 완료…‘고속 질주’ 준비
시장도 삼성SDI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연간기준으로 올해 첫 흑자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부터는 흑자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추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용 생산 플랫폼 개발·가동을 본격화 등이 배터리 제조사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전기차용 전지 사업 매출 비중은 2020년 33% → 2021년 36% → 2022년 42%로 확대될 것” 이라며 “영업이익은 2020년 -328억원 → 2021년 2491억원 → 2022년 4124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배터리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삼성SDI에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I 사업장을 수 차례 방문했고, 지난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미래 자동차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 i3가 부스에 전시돼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진공관에서 배터리까지…‘기술’과 ‘혁신’의 산실
한편 50번째 생일을 맞는 삼성SDI의 탄생과 현재는 ‘기술’과 ‘혁신’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한국의 전자·소재 산업은 물론, 삼성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겼기 때문이다.
1970년 ‘삼성-NEC주식회사’로 출범한 삼성SDI는 1974년 ‘삼성전관공업주식회사’로 1985년에는 ‘삼성전관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한 뒤 1999년부터 현재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진공관을 시작으로 삼성SDI는 브라운관, PDP, LCD, OLED 등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한국 디스플레이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삼성SDI는 2009년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를 넘기고, 2013년 PDP 사업을 정리한 뒤 2014년 제일모직의 소재 부문을 통합하면서 글로벌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재 삼성SDI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은 배터리는 1994년에 사업화를 위한 개발이 추진됐다. 이후 1999년 2차전지 공장 기공식을 갖고, 2000년부터 다양한 용도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