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석조미륵여래삼존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7세기 신라 대표 조각 중 하나로 꼽히는 경주 남산의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과 '복장전적',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과 '복장전적'을 각각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남산 계곡의 지류인 장창곡 정상 부근 석실에 있던 불상으로, 7세기 신라 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며, 삼국 시대 미륵신앙과 신앙 행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삼존상은 의자에 앉은 자세(의좌상)의 본존 미륵불과 좌우에 협시보살 입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나라 의좌상 불상 중 시기가 가장 오래다.
본존 미륵불은 사색에 잠긴 표정이고, 두 보살상은 머리에 보관(寶冠)을 쓰고 미소를 짓고 있는데, 이런 4등신 비례의 불·보살상은 중국에서 6∼7세기에 유행했고, 국내에서는 7세기 신라에서 주로 조성했다.
문화재청은 "신라 전성기의 수준 높은 조각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우리 조각사에서 학술·예술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해인사 경내 암자인 원당암의 보광전에 있는 삼존불상과 이곳에서 발견된 복장유물로, 복장(腹藏)은 불상 제작 시 가슴 부분에 보화나 서책 따위를 넣는 것이다.
이 삼존상은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보살, 지장보살로 구성되며, 15세기 후반 제작된 것으로, 이런 형식의 삼존상은 고려 후기에 등장해 조선 후기까지 이어졌으나, 현존하는 것은 드물다.
아미타여래좌상의 복장유물은 중수발원문, 보물을 넣는 후령통, 직물, 보자기 등 23점이다.
또 복장전적(腹藏典籍)은 아미타여래좌상 복장에서 발견된 불경으로 총 29첩이며, 전적은 인쇄해 묶어놓은 것을 말한다.
불경은 대방광불화엄경' 28첩과 '제다라니' 1첩으로 구성돼 있으며, 13세기 중엽 판각됐고, 인출(印出, 찍어서 간행함)된 시기는 14세기 말∼15세기 초로 추정된다.
보관상태가 양호하고, 이렇게 고려 시대에 판각된 화엄경이 한꺼번에 발견된 경우도 드물다.
문화재청은 "동종 문화재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편이고, 같은 불상에서 함께 발견된 자료라는 점에서 완전성 또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은 계룡산 자락 갑사 대웅전에서 발견된, 1617년에 조각승 9명이 제작한 7존의 불상이다.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7존 불상으로는 현존 최대이자 최고(最高) 작품으로, 진흙으로 만든 불상은 평균 높이가 2.5m, 보살상도 2m 이상이고, 2300여명의 시주자가 참여해 제작했다고 전한다.
역삼각형 얼굴에 우뚝한 콧날, 늠름한 자세와 안정된 비례, 기백이 넘치는 모습 등,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대형불상에서 보이는 특징이 잘 반영돼 있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전적류 8건 8점으로, '금강반야바라밀경' 필사본 1건과 목판 경전류이며, 불상 조성 시기인 1617년 이전에 간행됐다.
판각과 인출에 관련된 인물과 장정(裝幀, 책의 꾸밈새) 등에서 학술·서지학적으로 가치가 있으며, 1617년 이전 인출된 경전류의 유형과 성격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