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3위로 올라서면서 여권 내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윤 총장을 대권주자로 끌어올린게 사실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추미애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6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10.1%의 지지율로 전체 3위, 야권 1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자마자 유력 대선주자로 우뚝 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여권이 윤 총장을 대권주자로 키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상황에서 ‘윤석열 때리기’를 계속하면 결국은 윤석열을 키워주는 (셈이 된다)”면서 “그러니까 추 장관이 지금 윤석열 선대본부장 같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9월 ‘조국 사태’로 윤 총장의 대망론이 피어올랐지만 총선 이슈로 열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여당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이후 추 장관,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여권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윤 총장의 ‘덩치’만 불린 것에 대해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그러면서 “무리한 정치적 수사와 추 장관의 정당한 지시를 어긴 계속된 항명 때문”이라며 ‘추미애 리스크’ 진화에 나섰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총장은 독립적으로 제대로 검찰총장의 역할을 하라고 임기도 보장되어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정치 대선 후보 여론조사 명단에 들어가는 것도 사실은 의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오죽하면 그쪽에 많이 나오겠느냐, 야권에는 도대체 대통령 후보가 없지 않느냐, 이런 내용도 맞다”며 “검사를 하면서 검찰총장으로 올라온 사람들, 검사를 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된 사람들은 자기 영역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추 장관이 때려서 윤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올랐다는 평가는 원인을 잘못 짚은 것”이라면서 “너무나 무리한 정치적 수사와 추 장관의 정당한 지시를 어긴 계속된 항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괜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필요하다. 제발 신중하고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윤 총장의 지지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되면서 여권이 공세를 가할수록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 내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검찰총장을 적폐로 몰아세울 수도 없게 되었다. 누가 윤석열을 적폐로 보겠는가”라면서 “이해찬 대표가 함구령을 내린 것도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