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 현대자동차, SK 총수들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임직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코로나19 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총수들은 ‘밀착 리더십’을 앞세워 리스크 축소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최근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3~4세 총수들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그룹을 이끌던 아버지 세대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권위보다 합리적 의사결정과 수평적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여기에 최근 경영 환경이 총수들의 움직임에 더 영향을 준다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등 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의 중심을 잡는 데 총수들이 팔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총수의 현장 경영과 소통 확대를 임직원들도 반기는 모습”이라며 “최근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총수로 꼽힌다.
지난 2월 20일 화성사업장 EUV생산라인 살폈고, 3월에는 경북 구미사업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종합기술원 등을 찾았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무선통신 사장단과 연달아 간담회를 가진 이후, 반도체 연구소, 생활가전사업부, 반도체부문 자회사 세메스 등을 점검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현장 방문에서 차담회 등의 시간을 마련하고, 직원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5월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주간을 맞아 관계자들에게 화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회장은 온오프라인에서 임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SK 이천서브포럼 사내 홍보를 위해 ‘B급 감성’ 연기를 펼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 회장은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포럼에 직원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개그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를 패러디한 '최태원 클라쓰'라는 제목으로 유머와 예능 코드를 가미한 포럼 홍보영상을 매주 한 건씩 사내에 공개되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헌혈에 참여했고, 서린빌딩 SK본사 건물관리 직원들에게 홍삼 등 선물과 감사카드도 전했다. 주변 상권을 살리기 위해 사옥 인근 식당에서 사원들과 깜짝 만남을 갖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도 직원들과 높이를 맞추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단상을 없애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도 도입했다. 이는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뜻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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