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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 판호 허가 '제로'…중국 한한령 해제 언제?

2020-07-06 15:47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리니지2 레볼루션. /사진=넷마블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분위기에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수출길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중국이 사드배치에 따른 경제보복으로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막은 지 3년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다.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은 빠르게 성장하며 세를 넓히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의 한한령 조치가 시행된 지난 2017년 3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 내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발급 받은 건수는 0건이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를 위한 일종의 허가권이다. 판호가 없으면 중국 시장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없다. 현재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크래프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등이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2월 국내외 게임들의 판호 발급을 전면 중단한 이후 지난해 4월 미국, 일본 등에 판호를 허가했다. 하지만 한국 게임은 끝까지 외면하며 판호 발급 재개에 시장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게임업계가 중국 게임시장 재진출을 노심초사 기다리는 이유는 한국 게임의 중국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사드와 무관했던 2016년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 비중은 37.6%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수출 비중(18.4%)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판호 발급 문제가 3년째 해결되지 않으면서 기회비용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의 대체제로 동남아,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는 반면 중국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는 기적의 검, 그랑삼국, 라이즈 오브 킹덤즈 등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지난해 1조9160억원어치를 한국 시장에 팔아 치웠다. 올해도 3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녹음녹화디지털출판협회 게임출판업무위원회(GP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게임업체의 한국 수출액은 5억5000만달러(약 6800억원)로 미국과 일본에 이은 세 번째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 1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국내 게임사 웹젠의 '전민기적2'에 판호를 발급하면서 한한령이 조만간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중국 정부는 아직 한국 게임 판호를 포함한 문화 콘텐츠의 진출을 허락할 계획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전민기적2'는 웹젠이 지식재산권(IP) 라이센스만 빌려주고 중국 개발 업체 천마시공이 개발한 게임이어서 한국 게임 판호 개방으로 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판호를 열어줄 가능성은 아주 지극히 낮다"며 "중국 정부는 예측이 불가능해 최근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출시하는 업체도 적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3년 전 판호를 신청한 게임을 열어줘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푸념을 토로했다. 

판호라는 장벽에 장기간 막힌 국내 게임업계는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활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판호 발급 제한이 된 사이 중국 게임 경쟁력은 국내 게임사를 따라잡거나 뛰어 넘을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흥행한 국내 게임을 표절해 중국 현지에서 유통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체부와 외교부가 기존의 소극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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