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6월 국회의 거대여당 상임위원회 독식에 이어 7월 국회도 정국 경색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대여 강력 투쟁을 시사하며 6일 국회로 복귀한 가운데, 쟁점 현안을 두고 여야 간 대전과 국회 험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당이 오는 15일에 맞춰 출범을 강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위 의혹 및 대북정책에 대한 국정조사, 법무부-검찰 갈등, 인사청문회, '일하는 국회법' 등이 국회의 최대 갈등 뇌관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원 구성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 단독 처리에 이어 7월엔 공수처 설치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부동산정책을 신속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1호 당론 법안인 '일하는국회법'부터 강행할 방침이다. 일하는국회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 권한 폐지를 뼈대로 하며 상시국회 개회, 국회의원의 회의 출석 압박 방안 등을 골자로 한다.
또 민주당은 여야 간 최대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는 공수처 출범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속 처리'를 주문한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구성에 통합당 몫 위원 2명이 인선되지 않으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통합당이 위원과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을 시 법 개정 강행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통합당은 이에 '일당독재 시대 개막'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소위 일하는 국회법은 독재 고속도로를 까는 국회법"이라고 일갈했다. 과반의석으로 본회의 개회 및 법안 통과를 강행할 시 야당 존재의 무력화는 기정사실이라는 의미에서다.
나아가 통합당은 공수처 자체가 '위헌'이라며 지난 5월에 청구한 공수처법 헌법소원과 공수처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론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경태 통합당 의원은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공수처는) 옥상옥을 만들어 권력을 계속해서 장악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독재적 발상"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공수처 만들어지는 과정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정권을 잡게 되면 반드시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시키겠다"고도 강조해 여론의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통합당의 공수처 위헌소송은 '시간끌기용'이라며 맞받았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이날 JTBC '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국민들을 호도하는 헌법소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 개원 전부터 국민적 공분을 산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미향 의원의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통합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5일) 기자간담회에서 '윤미향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강력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통합당은 6일 '제2의 정의연 방지를 위한 국민감독위원회'를 설치하며 이러한 당내 기구를 통해 기부금 및 일정 국가보조금을 받는 단체들에 대한 회계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나섰다.
나아가 통합당은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 논란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핍박"이라며 특검을 요구하고 있으며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탄핵소추안은 국민의당과의 공동 제출을 통해 '야권 연대'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또 남북관계 파탄 문제 등에 대한 국조 추진과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날카로운 검증을 벼르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불법 대북송금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송곳 청문'을 예고했다. 조 의원은 박 후보자를 비롯해 이 후보자 등 새 외교안보 라인에 대해 "북한에 지나치게 호의적인 인사들로 임명되어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실은 대북정책이 전면적으로 수정돼야 하는 데 대해서 부합한 인물들인가"라며 적절한 인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지난 3일 긴급의원총회를 갖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이와 같은 통합당의 대여 투쟁 의지에 대해 당의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결국 소야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메시지밖에는 없다"고 토로하면서도 "다만 논리적 설득력이 담보되면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미디어펜'에 "의석수 열세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성사 여부를 떠나 안 되더라도 여당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인식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 소장은 "협상 후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문제 해결에 여당이 소극적이고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여당의 잘못된 점을 국민들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것만으로 야당으로서는 충분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섯 가지 던져 한 가지라도 건질 수 있다면 실패한 전략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