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은 8일 부동산으로 인한 민심 이반에 대응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거주 외 주택의 처분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는 ‘실거주 실수요자’ 위주의 부동산 대책에 강력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정책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후보자에게 실거주 1주택 외 나머지 주택을 매각하도록 하는 서약서를 받았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민주당(옛 더불어시민당 포함) 소속 21대 국회의원 180명 가운데 다주택 보유자는 42명이다. 이 가운데 21명은 6‧17 대책을 기준으로 서울 수도권 등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2주택 이상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하지만 서약 이행을 위한 뚜렷한 지침이 없는 데다 처분 기한 2년을 기다리는 것은 당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여기에 초선 의원들의 재산이 공개되면 더 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현재 민주당은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소속 의원들의 주택보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국회의원 다주택 소유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고자 민주당 총선후보자에게 2년 안에 실거주 주택에 대한 처분이행 서약을 받았다”며 “민주당은 해당 의원들이 국민께 약속드린 서약이 실천되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다주택 의원들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에 나선 것은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투기‧갭투자에 대한 규제 등 추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한터라 당의 ‘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는 지난 6일 고위전략회의에서 당 차원의 부동산TF를 구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부 부처의 대책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당이 중심이 돼 현실에 맞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가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다주택자 의원들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도 “당에서 대책을 만들고 있다”면서 "기본 원칙은 가능한 7월에 할 수 있는 건 7월 임시국회에서 하고 부족한 건 정책을 신중하게 검토해 정기국회에 가서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에 다 끝내는 게 아니고 계속해서 이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정책위원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회나 고위공직자들이 실수요 목적이 아닌 주택들을 많이 보유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실거주목적의 주택을 보유하라고 하면 정책을 누가 신뢰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2년이나 기다려야만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일단 매각을 하려는 행동을 보여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