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과 미국이 남북,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한과 대화 재개 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갖고,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남북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8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 뒤 “남북 협력이 한반도에 보다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며 “북한과 남북 협력 목표를 진전시켜나가는 한국 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비건 부장관은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만나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논의했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관여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올해에 진전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세영 1차관은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장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나눴다”며 “당면한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양측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조 1차관은 “지난 6월1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논의된 바 있는 G7 정상회담 초청 및 확대 회담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며 “또한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원활하나 개발 및 보급 등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와 함께 외교부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도훈 본부장은 “우리는 현 상황에 비춰서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방도에 대해 심도있게 협의했다”며 “비건 대표는 북한과 대화 재개 시 균형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면서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대화 거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에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이번 방문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들과 동맹국을 만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지시를 받지 않으며,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지시도 받지 않는다”면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년 동안 가졌던 여러 회의의 결론을 토대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한반도 내 관계 변화, 한반도 비핵화, 한국 사람들의 밝은 미래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고 나를 카운터파트로 임명하면 바로 그 순간에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에 평화로운 결과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계속 되기를 기대한다”며 “나는 이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의 첫 일정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모두의 건강을 위해 탁월하게 일을 해줬다. (덕분에) 우리 모두 건강하게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이는 비건 부장관 일행이 전날인 7일 군용기를 타고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내린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말한 것이다.
당초 비건 부장관 일행은 미국에서 발급받은 코로나19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입국 시 검사와 자가격리를 면제받기로 했으나 우리측 방역 당국의 판단에 따라 추가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는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 미미 왕 부장관 전략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비건 부장관은 오는 9일까지 한국에 머문 후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다.
한미 외교 차관 전략대화에 한국 측에서는 조 차관과 고윤주 북미국장, 박장호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이, 미국 측에서는 비건 부장관과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