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2200선에 근접한 가운데 지난 5월 상승장과 같은 ‘랠리’가 다시 한 번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경기민감 업종이 상승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성장주들의 주가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 역시 만만치 않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2200선에 재차 근접하면서 추가상승 여력에 대한 각종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철강·운수·석유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 증시의 강세도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증시는 미국장보다는 중국 상하이 증시와 ‘동기화’되는 경향이 짙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1일 3000포인트에 도달한 뒤 9일 연속 상승하며 3400포인트를 넘긴 상태다.
또 달러는 약세, 아시아 국가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미국 달러 가치를 유로·엔 등 주요 통화와 비교해 지수화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6월말 이후 하락세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으로 집중됐던 달러가 다시 미국 밖으로 흩어지면서 각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무렵부터 국내 증시는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인터넷‧바이오‧게임 업종의 국내 성장주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예를 들어 NAVER 주가는 한 달 만에 거의 30% 가까이 급등했다. 카카오 역시 40% 가까이 오르는 ‘쾌속질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시가총액 순위 역시 3위, 7위로 각각 상승했다.
관건은 이들 종목들의 주도로 국내 증시 전체가 상승 탄력을 받느냐다. 일단 개인 투자자들은 추가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그 사례로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매수자금을 빌린 신용융자 잔고가 지난 10일 기준 사상 최초로 13조원을 돌파했다. 즉, 빚을 내서라도 투자에 나설 만큼 미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존 주도주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전반적인 증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되 기존 주도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주가에 현재 거품이 끼어있으므로 언제 하락장이 펼쳐질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됐지만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시장의 기대감은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면서 “연초 24조 1000억원까지 추정되던 2분기 당기순익 예상치는 20조 5000억원까지 떨어졌고, 어떤 계기로 인해 투자심리가 한 번 꺾이면 매우 낙차가 큰 하락장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