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M&A) 종결 시한을 하루 앞둔 가운데 양사 간 별다른 진척이 없어 '노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에 주식을 무상 제공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스타항공 경영진에 10영업일 이내 1000억원대 부채를 해결해오라고 요구했다.
이는 현실적으로 이스타항공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사실상 인수를 포기했다는 최후 통첩을 한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 중론이다.
기자회견 이후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선결조건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과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제주항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15일까지 이스타항공 측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기다릴 것"이라며 "이후 바로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구성원들은 술렁이는 모습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수습 부기장과 인턴 승무원 등 운항직 188명은 계약 해지로, 65명은 희망 퇴직하는 등 400명 가량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며 "우리들끼리는 회사 파산이 임박했고, 결국 (제주항공이 우리를)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설령 인수 결정을 내린다 해도 추가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M&A에 대한 낮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제주항공 발표 내용을 지켜보겠다"며 "M&A 불발 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인근 'AK& 홍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 2대 주주 제주특별자치도가 여러 논란으로 시끄러운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사 반대하는 형국"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진행할 경우 제주도가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며 "구태여 법적 책임과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이스타항공 인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